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홋카이도 식도락 여행: 해산물 편

by goodxpert 2025. 7. 8.

 

눈 내린 오타루 운하 야경 아래 목재 테이블 위에 놓인 신선한 회, 초밥, 해산물 덮밥의 맛깔스러운 풍경

 

니세코 근교 해산물 시장에서 싱싱회 시식

니세코 스키장으로 유명한 이 일대에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기회는 의외로 많지 않지만, 차를 달려 30분가량 북쪽으로 이동하면 요이치(余市) 어시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 항구에는 매일 아침 로컬 어부들이 직접 잡아 올린 연어와 도미, 문어, 가리비 등이 정갈하게 진열된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은은한 해풍과 함께 살아 있는 성게(うに)의 짙은 바다 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시장 안쪽 작은 가게에서는 그 자리에서 회를 뜨는데, 칼끝에서 전해지는 신선함이 혀끝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제철 연어로 만든 사시미 플래터는 지방이 적절히 올라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대학생 예산에도 부담 없이 도전해볼 만하다.

시식 팁을 좀 더 전하자면, 일본어로 “사가시미 이추세크라사이(刺身一切れください)”라며 한 점씩 요청할 때, 어부들이 권하는 부위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어느 정도 배가 부르다면 가리비 구이 코너로 이동하자. 껍데기를 그대로 불 위에 얹어 통째로 구워낸 가리비는 소금만 살짝 뿌려 질 좋은 버터와 함께 내놓는데, 겉은 바삭·속은 촉촉한 대비가 일품이다. 시장 한쪽에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눈앞에 펼쳐진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싱싱한 해산물을 음미하기에 더없이 좋다. 무엇보다도 이곳의 매력은 현지인과 관광객이 뒤섞여 분주히 오가는 활기찬 분위기. 칼림바 같은 경쾌한 소리와 파닥거리는 물고기 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직접 잡은 눈앞의 사시미를 맛본다는 경험은 홋카이도에서만 누릴 수 있는 진짜 미식의 즐거움이다.

 

오타루 운하 야경과 초밥 맛집

니세코에서 동쪽으로 약 1시간 반, 삿포로를 거쳐 바다 쪽으로 향하면 오타루 운하가 드러난다. 해 질 녘부터 켜지는 가스등 가로등이 운하 위에 반사되어 마치 한 폭의 유화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붉은 노을과 주홍빛 노란 등불이 어우러진 이곳은 연인뿐 아니라 친구, 동료와 함께 찾아도 감동을 나누기 좋다. 운하를 따라 이어진 벽돌 산책로 끝자락에는 숨은 초밥집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관광객과 현지인이 공존하는 ‘마사즈시(正寿司)’는 신선도와 가성비를 두루 갖춘 곳으로 유명하다.

마사즈시에서는 홋카이도산 각종 생선을 얇게 저며 낸 가벼운 초밥을 메인으로 내놓는다. 연어 배꼽살인 ‘사케 오토로’와 지방이 고소하게 퍼지는 ‘노도구로(홍민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스페셜 세트를 주문하면, 제철 바다의 풍미를 최대치로 경험할 수 있다. 주문할 때는 “오마카세 니시떼 쿠다사이(おまかせにしてください)”라고 하면 셰프 추천 메뉴로 구성된 코스가 나온다. 식사 중간에는 입가심용 미소국과 무절임이 제공되어 기름진 생선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운하 옆 카페에서 디저트를 즐겨보자. 검은 캐러멜 소스를 얹은 홋카이도 우유 아이스크림이나, 바닐라빈 향이 진한 밀크 푸딩이 특히 인기다. 초밥집이 밀집한 메인 골목보다는 운하를 바라보는 테라스 좌석이 있는 작은 카페를 골라 한적하게 야경과 함께 달콤함을 곁들이면, 하루 종일 이어진 여행의 피로를 완벽히 씻어낼 수 있다.

 

삿포로 중앙시장 해산물 덮밥 투어

삿포로 도심에서 가장 손쉽게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니조(二条) 중앙시장이다. JR 삿포로역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며, 이른 아침부터 저녁 무렵까지 문을 여는 덕에 언제라도 해산물 덮밥(海鮮丼)을 즐길 수 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간판에 ‘카이센동’이라는 글자가 큼직하게 쓰인 가게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이 중에서도 ‘카네다 쇼텐(金田商店)’의 간판 메뉴인 ‘우니 이쿠라 돈’은 바다 성게와 연어알이 한 공기 가득 올려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유명한 ‘타카노 쇼텐(高野商店)’에서는 고등어 초밥과 게살이 어우러진 독특한 덮밥을 선보인다. 이곳은 소스에 홋카이도산 식초를 사용해 밥알 하나하나에 부드러운 단맛과 상큼함이 배어 있다. 식당 앞에 길게 놓인 나무 의자에 앉아 신선한 덮밥 한 그릇을 단숨에 비울 때 쯤이면, 아침 바다의 차가운 공기가 식욕을 돋워준다.

덮밥 외에도 시장 밖 포장마차 골목에는 구운 가리비와 오징어 순대, 가츠야끼, 생선튀김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홋카이도 특유의 달큰한 스위트 코ーン을 곁들인 가리비 버터구이는 간단한 간식으로 제격이다. 시장 한쪽에는 잡화점과 카페, 기념품점도 있어 식사 후 잠시 둘러보기에 좋다. 여행 마지막 날, 삿포로 중앙시장의 해산물 덮밥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마음에 드는 기념품을 손에 넣는다면, 홋카이도 해산물 여행의 완전한 마무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