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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 고대 마을 탐방

by goodxpert 2025. 5. 26.

호이안의 다채로운 등불 아래 운하 옆을 분홍색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이 고요히 거니는 장면

등불 거리 야경과 포토존

호이안 고대 마을의 밤은 등불이 수놓는 운치로 이른바 ‘라이팅 페스티벌’과 같은 축제가 아니어도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해질 무렵, 투본강가에 자리 잡은 양쪽 가게들은 알록달록한 중국식·베트남식 등불을 내걸어 낮의 정적을 깨뜨리고 운하에 반사되는 불빛으로 길을 밝힌다. 대학교 사진동아리 회원들이 스냅 촬영을 위해 삼각대를 설치하는 모습은 매년 가을 학기마다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등불 사이로 비치는 고즈넉한 목조 가옥의 목재 문살이 만들어 내는 음영은 한 폭의 회화와 같다. 특히 안투언·꽝티엔 거리 일대에는 ‘포토존’으로 명명된 지정 구역이 여러 곳 마련되어 있어, 각 구역마다 색다른 등불 조합과 배경 소품이 배치된다. 황혼이 완전히 내려앉은 뒤에는 핸드폰 플래시나 미니 LED 조명을 활용한 ‘빛 놀이’ 연출도 허용되어, 친구들과 소소한 영상 콘텐츠를 남기는 대학생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방문객들은 야경 감상뿐 아니라, 현지 상인이 등불에 직접 사연을 적어주는 체험(1개당 5만동 선)도 선택할 수 있어, 단순한 관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마을에 새길 수 있다. 또한 저녁 7시 정각에는 수로를 오가는 작고 전통 배인 ‘쮜아바우’가 조명 아래를 천천히 미끄러지니, 데이트를 즐기려는 20대 커플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로맨틱 코스가 된다. 이처럼 호이안 등불 거리는 단순한 야경 스폿을 넘어, 사진 촬영과 작은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몰입형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일본교(일본 다리)와 주변 사원

호이안 고대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일본교(Chùa Cầu)는 1593년 일본인 무역 상인들에 의해 건설된 목조 아치형 다리로, 다리 지붕과 기둥 곳곳에 일본식 처마 곡선과 베트남 전통 문양이 조화를 이룬 건축미를 자랑한다. 다리 중앙에는 한쪽 발을 들고 있는 원숭이와 개상을 마주보게 배치하여, ‘죄와 복을 맞바꾼다’는 전설을 품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다리 위에서 이 전설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남기곤 한다. 특히 다리 동쪽 끝에 자리한 꺼우만 사원(Pagoda Quan Thang)은 베트남 전통 사원 양식이 돋보이는 공간으로, 화려한 용 조각과 섬세한 벽화가 청량한 공기 속으로 조용히 흘러드는 종소리에 어우러진다. 반면 다리 서쪽의 민한 사원(Pagoda Minh Hạnh)에는 수세기 전 대홍수 때도 유일하게 흔들림 없이 견뎌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사원 내부 중앙 불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 이들에게 신비감을 더한다. 지난 2025년 초, 호이안을 전공하는 부산대학교 역사학과 연구팀은 일본교 주변 사원을 대상으로 현장 연구를 진행하여, 조선 후기 외교·통상망 형성 과정에서 이곳이 동아시아 교류의 거점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고증하기도 했다. 관광객은 이들 사원에서 1만동의 입장료를 내면 가이드 동행 없이도 자유롭게 내부를 관람할 수 있으며, 사원 입구에서 제공되는 다문화 오디오 가이드(한국어 지원 포함)는 배경 지식을 풍부히 해 준다. 또 주말 오전에는 이곳에서 열리는 불교 경전 낭독회와 참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어, 단순한 건축 탐방을 넘어 정신적인 쉼을 얻고자 하는 20대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전통 의상 아오자이 대여 체험

호이안 고대 마을을 방문한 뒤 아오자이(Áo dài) 체험을 하지 않고 돌아간다면 반쪽짜리 여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시가지 내에는 전통 의상을 대여해 주는 소규모 상점이 100여 개 이상 밀집해 있으며, 디자인은 고급 자수 패턴이 돋보이는 맞춤형부터 간단한 대여용 레디메이드까지 다양하다. 평균 대여 요금은 한 벌당 15만동에서 30만동 선이며, 머리 장식과 고급 촬영 소품을 포함한 패키지를 이용하면 최대 40만동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대여 시 주의할 점은 사이즈와 색상 선택이며,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현장에서 간단한 신체 치수를 재고 바로 피팅을 도와준다. 착용 시간은 최소 2시간에서 최대 하루 종일(08:00~18:00)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야경 촬영이나 강변 산책을 위해 오후 대여를 신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촬영은 물론, 고대 마을 골목 곳곳의 벽화, 고풍스러운 상점 입구, 좁은 나무 다리를 배경으로 한 인스타그램 감성 컷을 남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반납은 대여점 영업 시간 내에 방문하면 되며, 추가 요금 없이 다음 날 오전까지 연장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이렇게 전통 의상을 입고 호이안 골목을 누비는 경험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여행의 몰입감을 극대화해 주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