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제주 벚꽃길·진해 군항제 투어
제주의 드넓은 봄바람 속에서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는 대체로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다. 가장 유명한 벚꽃 명소로 손꼽히는 서귀포시 중문단지 인근 ‘천제연 벚꽃길’은 바다를 배경으로 흐드러진 벚꽃 터널을 감상할 수 있어, 사진 촬영 스폿으로도 인기가 높다. 벚꽃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에는 관광객이 몰리므로 숙소와 렌터카를 미리 예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제주공항에서 중문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큰 불편은 없다.
진해 군항제는 매년 4월 초, 약 10일간 펼쳐지는 대한민국 대표 벚꽃 축제다. 창원시 진해구 전역에는 3만여 그루의 벚나무가 군항의 옛 시설물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축제 기간 동안 해군 사관학교, 여좌천, 로망스다리 일대에서는 거리공연과 개막식, 불꽃놀이가 이어지며, 야간에는 조명이 설치된 벚꽃 터널이 낭만적인 산책로를 연출한다. 진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터미널 광장과 중원로터리 인근에는 다채로운 푸드트럭과 지역 특산물 시장이 들어서는데, 지역 특산주와 로컬 푸드를 맛보는 재미가 있다. 이튿날 여유가 있다면 마산역 근처까지 이동해 오동동 카페거리에서 커피 한 잔으로 여독을 풀어보자.
봄 여행의 포인트는 ‘느리게 걷기’다. 제주의 해안도로를 따라 여유롭게 드라이브하고, 진해의 벚꽃 사이를 산책하며 봄기운을 온몸으로 누리다 보면 일상에서 쌓인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 특히 벚꽃 개화 시기는 일교차가 크므로 겉옷 한 벌은 반드시 챙기고, 미세먼지 예보를 매일 확인해 맑은 날씨에 맞춰 일정을 조율하면 더욱 완벽한 봄 여행이 될 것이다.
여름: 강릉 경포대·부산 해수욕장
강릉 경포대는 동해안의 푸른 바다와 백사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승지로, 여름철 동틀 무렵 해돋이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백사장과 인접한 경포호 주변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여러 곳 있어, 호반을 둘러싼 산책로를 자전거로 누비며 여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매년 7월에는 경포 해변 일대에서 ‘강릉 여름 음악축제’가 개최돼, 국내외 아티스트의 공연과 비치파티가 연이어 펼쳐진다. 축제 기간에는 주변 숙소가 일찍 만실되므로 최소 한 달 전에는 예약을 완료해야 한다.
부산의 대표 해수욕장인 해운대와 광안리는 여름철 젊은 층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만들어내는 대비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광안대교가 화려한 야경으로 변신하는 밤에는 해변 카페에서 칵테일을 곁들인 한여름 밤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특히 8월 초에 열리는 ‘부산 불꽃축제’는 해운대 앞바다를 배경으로 대규모 불꽃놀이가 진행돼, 전국에서 몰려든 관람객이 해변을 가득 메운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해산물 전문 식당과 포장마차가 즐비하므로, 갓 잡은 회와 조개구이로 더위를 날려보는 것도 좋다.
강릉과 부산 모두 강원·영남권 접근성이 좋아 KTX와 시외버스를 활용하면 당일치기 일정도 계획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 피서지는 낮 기온이 30℃를 넘나들어 체력 소모가 크므로, 이른 아침 해돋이 관람 후 숙소에 돌아와 충분히 휴식하고, 오후 시간대에는 실내 전시관이나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 ‘하이브리드 투어’를 추천한다.
가을·겨울: 설악산 단풍·평창 스키장소
가을이 되면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일반적으로 10월 중순에서 말까지 단풍 절정기를 맞이하며,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면 공중에서 단풍과 내설악의 계곡을 조망할 수 있다. 등산로는 난이도별로 나뉘어 있는데, 비선대와 울산바위를 잇는 코스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초보자도 도전해볼 수 있다. 산행 후에는 속초 시내로 내려와 중앙시장에서 오징어순대와 시원한 동치미 국수를 맛보며 가을 산행의 피로를 달랠 수 있다.
겨울철에는 인접한 평창군 일대 스키장들이 문을 연다. 알펜시아 리조트와 용평 리조트는 초급부터 상급 코스까지 다양한 슬로프를 갖추고 있어, 스키·스노보드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인스트럭터의 강습을 통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야간 슬로프 운영 시간에는 조명이 설치된 코스에서 은빛 설원을 질주하는 묘미가 있다. 스키장 부근에는 온천 시설이 마련돼 있어, 하루 종일 눈 위를 누빈 뒤 온천으로 몸을 녹이며 힐링할 수 있다.
가을과 겨울 여행 모두 ‘자연 속 힐링’이 핵심이다. 설악산의 단풍 풍경은 사진으로 담아두기에 충분하며, 평창의 설원은 이색적인 액티비티로 몸과 마음을 단련시킨다. 특히 스키 시즌에는 방한용품과 장비를 미리 렌트하거나 구비해두면 현장에서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설악산 단풍 관광과 스키장 투어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활용하면 교통과 숙박을 보다 경제적으로 예약할 수 있으므로, 알뜰하게 사계절 여행을 완성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