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끄란 물축제 생생 후기
매년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태국 전역에서 열리는 송끄란(Songkran) 물축제는 ‘새해맞이 정화 의식’에서 시작된 전통 행사지만, 지금은 전 국민이 거리로 나와 물총과 물바가지로 정겹게 물을 뿌리는 축제의 대명사가 되었다. 방콕 시내 카오산로드에서는 새벽부터 관광객과 현지인이 뒤섞여 무차별 물싸움을 벌인다. 혼자 여행 중이던 서울의 대학생 김모(23) 씨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물벼락을 맞고 나니 오히려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주최 측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축제 기간 현장 참여 인원은 약 200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거리마다 설치된 대형 물탱크와 음료 판매대, 무료 생수 스테이션을 지나며, 현지 스태프들은 “물은 서로를 정화하고 축제 분위기를 돋우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한 노인 참가자는 어린 손주에게 부드러운 물살을 맞추며 웃었고, 커플 단위 관광객들은 물총 대결을 벌이며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축제 참가 전 준비물로는 미리 방수팩에 휴대폰과 지갑을 넣고, 모자와 선크림, 여분의 옷을 챙기는 것이 필수다. 방콕 중심가에서 안전하게 참여하려면 BTS 사판탁신역과 모칫역 주변을 추천한다. 현지 투어 가이드 A씨는 “도로 교통이 통제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물이 너무 강하게 뿌려지는 구역은 피해도 좋다”고 조언했다.
로이크라통 등불축제 즐기기
태국 중부 지류 ‘짜오프라야강’과 강가의 운하에서 열리는 로이크라통(Loi Krathong) 등불축제는 매년 11월 보름달이 뜨는 밤, 작은 바구니(크라통)를 띄워 소원을 비는 행사다. 등불에는 바나나껍질, 꽃, 향초, 동전 등을 얹어 강물에 흘려 보내는데, 이때 자신의 분노와 불운을 떠나보낸다고 믿는다. 치앙마이 최대 상권 님만해민거리에서 온 대학생 박모(21) 씨는 “불빛이 강 위에 줄지어 이어지자 마치 별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치앙라이 출신 관광청 직원 B씨는 “로이크라통의 어원은 ‘등불을 띄운다’는 뜻으로, 과거 농경 사회에서 풍년을 기원하던 의식이 오늘날 관광 콘텐츠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축제 당일 강변에는 5만 개 이상의 크라통이 떠다니며, 그 풍경은 유네스코 등재 후보로도 거론될 만큼 아름답다.
참가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시장에서 직접 만든 크라통을 구매해 띄우기. 둘째, 워크숍에 참여해 나만의 디자인으로 제작해보는 체험형 크라통 만들기. 셋째, 유람선을 대절해 야경과 함께 등불 띄우기를 즐기는 VIP 패키지다. 후자 두 방법은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특히 워크숍의 경우 한 번에 20명 이하 소규모로 운영돼 더욱 운치 있다.
치앙마이 꽃축제 체험
1월 중순 치앙마이에서는 화려한 꽃축제(Flower Festival)가 열린다. 도이수텝 사원 일대 공원에 각종 열대 꽃과 장미, 난초가 만개하여 봄과는 또 다른 열대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꽃차 퍼레이드, 정원 경연대회, 플로럴 마켓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며, 그중 꽃으로 장식된 빅 사이즈 퍼레이드 차량은 현지 언론에서도 매년 화제가 된다.
지난해 축제 현장에서 만난 여행사 가이드 C씨는 “치앙마이 꽃축제는 도시의 문화와 식물생태가 결합된 축제로, 꽃 박람회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프랑스인 관광객은 “파리의 꽃 축제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국적인 꽃과 태국 전통 춤이 함께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이 있다”고 평했다.
체험 팁으로는 오전 9시 개장 직후가 가장 한산하며, 꽃보다는 전통 악기 연주와 무예 시연, 플로럴 워크숍 참가가 축제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공원 내 푸드 트럭에서는 지역 특산 과일인 람부탄과 망고스틴을 곁들인 꽃차 시음이 가능해, 축제의 여운을 달콤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