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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로컬 교통 체험기

by goodxpert 2025. 5. 6.

방콕 도심 도로 위로 형형색색 툭툭, 파란 공공 버스, 그랩 오토바이가 나란히 달리는 풍경

툭툭(Tuk Tuk) 타보기

방콕 도심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툭툭은 태국의 대표 로컬 교통수단으로, 세 명 정도가 탈 수 있는 개방형 삼륜차다. 짙은 빨간색이나 노란색 등 알록달록한 외관이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실제 이용할 때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먼저 요금은 미터기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기사와 흥정을 해야 한다. 짧은 구간이라도 흥정 없이 탔다간 100바트(약 4,000원)가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필자는 카오산 로드를 출발해 차오프라야 강변까지 3㎞ 정도 이동하면서 80바트에 합의했으며, 향후엔 돌아오는 길에도 같은 기사에게 부탁해 70바트에 태워주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안전을 고려한다면 야간보다는 낮에, 그리고 혼잡이 덜한 도로 위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급정거나 급회전이 잦기 때문에 흔들림이 큰 편이며, 안전벨트나 손잡이가 없어 멀미를 느끼기 쉽다. 실제로 짜뚜짝 시장에서 돌아오던 길에 과속하던 툭툭이 급정거를 하면서 동승했던 일행 한 명이 손목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출발 전 “스피드 줄여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툭툭 기사와의 간단한 대화를 통해 현지 사정이나 숨은 명소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필자는 시암 스퀘어 인근에서 맛집 추천을 부탁했고, 기사로부터 로컬 학생들이 자주 찾는 국수집 정보를 얻어 직접 방문해 보기도 했다. 다만 관광객이 너무 많아 혼잡할 때는 외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니, 탑승 전 교통 상황을 확인하거나 BTS·MRT 역 인근에서 타는 편이 효율적이다.

 

로컬 버스 이용 방법

태국 로컬 버스는 지상철이나 택시에 비해 훨씬 저렴한 교통수단으로, 방콕 시내를 6~7바트(약 250원) 정도로 횡단할 수 있다. 버스는 노선 번호가 붙어 있지만 영어 안내가 부족해 초행길에는 노선도를 보고도 헷갈리기 쉽다. 필자는 사톤 선착장에서 수완나품 공항으로 가는 에어콘 버스(A1번)를 이용하며 승강장 표시와 기사 옆에 붙은 영어 표기를 참고했다. 승차 시 요금을 내미며 목적지를 말하면, 기사가 표정으로 “오케이”를 표시한 후 현금 정산을 해준다. 잔돈이 부족하다면 내릴 때 기사에게 “스몰 체인지 플리즈(small change, please)”라고 요청하면 통상적으로 대응해 준다.
버스 내부는 에어컨 버스와 일반 버스(무에어콘)가 구분되며, 일반 버스는 창문을 열고 달리지만 승차감이 다소 불편하다. 특히 우기에는 우비를 입고 승하차해야 할 만큼 빗물이 들어오니 에어콘 버스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버스에는 휴대폰 충전 포트나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이동 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을 계획한다면 별도의 충전 보조기기를 준비해야 한다.
하차할 때는 내릴 곳 50m 전쯤에 천장에 달린 줄을 잡아당기면 사이렌처럼 ‘띠링’ 소리가 울리며 운전석의 표시등이 켜진다. 정류장이 아닌 구간에서도 정차해 주는 ‘요금 버스’의 특성이므로, 내리기 전 기사에게 “레프트(Left)”나 “라이트(Right)” 등 방향을 영어로 미리 알려 주면 편리하다. 한 번은 통행료 무료 구간이라 생각하고 그냥 앉아 있었는데, 내리려는 정류장에서 기사와 동승객이 손짓·발짓으로 알려 주어 다행히 놓치지 않고 내린 경험이 있다.

 

그랩(Grab) 사용 꿀팁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대중화된 차량 호출 서비스 ‘그랩(Grab)’은 앱 설치 후 신용카드나 현금 결제를 선택할 수 있어 태국 여행객에게도 필수 앱으로 꼽힌다. 우선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Grab Thailand’ 앱을 설치한 뒤, 휴대전화 번호 인증 과정을 거친다. 결제 수단으로는 국내 카드 등록이 가능하며, 환전 수고를 덜기 위해 현지 태국 바트 계좌를 연동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앱을 실행하면 지도 위에 근처 빈 차량이 표시되고,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요금과 예상 도착 시간이 안내된다. 수완나품 공항에서 방콕 시내 중심부까지는 교통 상황에 따라 250~350바트 수준이며, 툭툭 비용과 비교해도 비슷한 가격대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가끔 프로모션 코드가 제공되는데, 공항 입국장 무료 와이파이로 확인한 뒤 즉시 등록하면 50바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입국 당일 100바트 할인 코드를 적용해 공항에서 시내까지 단돈 180바트에 이동했다.
특히 태국 그랩은 ‘그랩카(GRABCAR)’ 외에도 소형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 ‘그랩바이크(GrabBike)’를 지원한다. 비좁은 골목이나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 지역에서는 지갑과 소지품만 챙겨 헬멧을 쓰고 1인 좌석에 탑승하면 일반 택시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다만 비속도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우천 시나 야간 이용은 가급적 삼가고, 라이더가 헬멧을 제대로 갖춰 주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앱 내 별점 시스템을 통해 기사 평가가 가능하며, 평점이 낮은 기사에게 끌려다니지 않도록 ‘별점 4.5 이상’ 필터를 설정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한 번은 평점이 낮았던 드라이버와 매끄럽지 않은 통신으로 인해 목적지 인근에서 헤매는 상황이 있었는데, 사전에 필터를 설정해 두었더라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그랩은 가격 경쟁력, 편리성, 안전성을 고루 갖춘 로컬 교통 솔루션이지만, 앱 사용 시 각종 할인 프로모션과 운전자 평점 관리만 철저히 하면 더욱 알뜰하고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