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먹어야 할 길거리 음식 10선
태국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은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한 끼 식사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첫 번째로 손꼽히는 팟타이는 볶음국수 위에 숙주, 계란, 두부, 새우 등이 어우러진 메뉴로, 방콕 짜뚜짝 주말시장 인근 포장마차에서 맛볼 수 있다. 지난 3월, 연세대학교 교환학생 김민수 씨는 “달콤한 타마린드 소스와 고소한 땅콩 가루의 조화가 일품”이라며 기억에 남는 맛으로 꼽았다. 두 번째는 솜탐으로, 잘 익은 파파야를 채 썰어 라임즙, 피시 소스, 고추, 땅콩과 버무린 새콤·매콤한 샐러드다. 치앙마이 출신 현지인 아누차 씨도 “하루 세 번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세 번째 음식인 똠얌꿍은 톰얌 페이스트에 레몬그라스, 갈랑가, 라임잎을 끓여 만든 새콤·얼큰한 새우탕으로, 따뜻한 국물 한 모금이 여행 피로를 달래 준다. 네 번째 꿍팟퐁커리는 커리 가루와 크림이 어우러진 게 커리 요리로, 노릇하게 튀겨낸 게의 풍미가 진하다. 다섯 번째 무삥은 숯불에 구운 돼지 목살 꼬치로,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육즙이 살아 있다. 방콕 시암역 근처 포장마차에서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즐겨 찾는 메뉴다.
여섯 번째 카놈크로그는 달콤·짭짤한 코코넛 팬케이크로, 반죽이 부드럽고 겉은 바삭하여 식감의 대비가 뛰어나다. 일곱 번째 망고 찹쌀밥은 익은 망고와 코코넛 밀크를 얹은 찹쌀밥으로, 더위에 지친 여행자에게 달콤한 휴식을 선사한다. 여덟 번째 로띠는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 구운 뒤 바나나, 초콜릿, 설탕 등을 올려 돌돌 만 디저트로, 방콕 카오산로드에서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 아홉 번째 꼬치구이는 닭고기·오리 등 다양한 재료를 꼬치에 꽂아 시즈닝한 뒤 구운 것으로, 20대 중국 유학생 리웨이 씨도 “고소한 향과 매콤한 소스가 중독적”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열 번째인 차이타이(태국 밀크티)는 진한 홍차에 연유를 넣은 달콤한 음료로, 더위에 지친 오후에 제격이다.
방콕 야시장 먹방 투어
방콕의 야시장은 다양한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대표적인 탈랏 로트파이 시노(철도시장)는 오후 5시부터 문을 열며, 주말마다 수천 명의 방문객이 모인다. 이곳에서는 앞서 소개한 팟타이, 솜탐 외에도 생선구이, 닭발 꼬치, 과일주스 등 200여 종의 메뉴가 줄을 잇는다. 현지 젊은 커플들이 즐겨 찾는 노점 앞에는 늘 긴 대기줄이 형성되는데, 그중에서도 소고기를 얇게 저며 구운 얌누아(태국식 소고기 샐러드)는 매콤새콤한 드레싱이 일품이다.
쑤쿰윗에 위치한 아시아티크 더 리버프론트 야시장은 강변에 조성된 핫스폿으로, 저녁 6시부터 늦은 밤까지 영업한다. 여기서는 배 위 포차에서 직접 구운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오징어 구이와 대하구이는 현지인뿐 아니라 유럽 관광객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다. 2019년 한국 대학생 그룹이 촬영한 브이로그에도 이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할 정도다.
롯파이 야시장(야시장 2)은 젊은층이 모이는 힙스터 공간으로, 그래피티 벽면과 빈티지 소품 가게 사이에 노점이 어우러져 있다. 대표 메뉴인 돼지 바비큐와 태국식 나시고랭, 타코야끼와 흡사한 카이탁크록(계란팬케이크)은 한 번 맛보면 잊히지 않는 고소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식사 후에는 곁들임 디저트로 로띠나 카놈크로그를 즐기는 것이 정석이다.
위생적으로 즐기는 방법
길거리 음식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손님이 많은 노점을 선택할 것. 많은 이가 찾는다는 것은 곧 식자재 회전율이 높아 음식이 신선하다는 의미다. 치앙마이에서 20년 넘게 과일주스 장사를 해온 현지인 수파다 씨는 “아침에 자른 과일이 낮까지 남아 있으면 버려야 하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으면 매번 신선한 과일만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 조리 과정이 투명하게 보이는 곳을 고를 것. 복잡한 주방보다는 길에서 바로 구워 내놓는 그릴·팬케이크 가게가 안전하다. 특히 유학생 김민수 씨는 “조리 기구가 깨끗해 보이고, 조리사가 위생 장갑을 착용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전했다.
셋째, 생수나 밀봉 음료를 함께 구입할 것. 태국에서는 얼음을 넣는 음료가 많아, 식수 상태가 불투명하다면 패트병 생수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을 위해 흐르는 물 대신 밀봉 생수를 사용하고, 식사 전·후에는 휴대용 손 소독제로 손을 깨끗이 닦자.
넷째, 알레르기 유발 식재료를 미리 확인할 것. 견과류, 해산물, 글루텐 등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 메뉴판이나 현지어로 작성된 알레르기 리스트를 확인한 뒤 주문해야 한다. 2018년 알레르기 반응으로 응급실을 찾은 미국 유학생 사라 존슨은 “매콤해 보이는 소스 안에 땅콩이 들어 있는 줄 몰랐다”고 후회했다.
이 같은 원칙을 지키면 태국 길거리 음식의 매력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더위와 함께 더욱 빛나는 태국의 노천 식문화를 안전하게 만끽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