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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계절 여행지 추천

by goodxpert 2025. 4. 28.

봄의 요시노 벚꽃, 여름의 오키나와 해변 축제, 가을의 아라시야마 단풍 산책길

봄: 벚꽃 명소 베스트 5

일본의 봄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 가운데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을 엄선했다. 첫 번째 추천지는 나라현의 ‘요시노산(吉野山)’이다. 3월 말부터 4월 초에 걸쳐 산 전체가 옅은 분홍빛 물결로 뒤덮이며, 친구들과 급행 열차를 타고 올라갔던 대학 동아리 MT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특히 야간 라이트업이 펼쳐지는 구간에서는 고즈넉한 산책로 위로 꽃잎이 흩날려, 사진 동호회 후배 진수가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두 번째는 도쿄의 심장부, ‘치도리가후치(千鳥ヶ淵)’다. 메이지 시대의 성벽을 배경으로 보트를 타고 물 위를 떠다니면, 마치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필자가 20대 초반 교환학생 시절, 벚꽃 엔딩 노래가 흘러나오는 길가에서 현지 친구들과 간단한 도시락을 나눠 먹었던 에피소드도 잊을 수 없다. 세 번째는 오사카 ‘요도가와(淀川) 강변’이다. 유람선이 지나가는 강물 위로 꽃비가 내릴 때, 멀리서 들려오는 가와이 목소리의 연주회 소리가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네 번째는 교토의 ‘마루야마 공원(円山公園)’으로, 공원 중앙의 대형 시다레자쿠라(枝垂桜)가 수령 240년의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필자가 첫 여자친구와 함께 걸었던 짧은 로맨스의 추억이 이 나무 아래에서 시작되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홋카이도 ‘히로사키 공원(弘前公園)’이다. 본섬보다 두 주가량 늦게 만개하는 이곳은 겨울이 길었던 북해도의 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현지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전통 다과를 맛보며, 눈 속에 숨어 있던 얼음 조각 작품을 함께 감상했던 일화는 여행의 품격을 한층 높여 주었다.

 

여름: 바다와 축제

무더위를 날려줄 여름철 일본 여행은 청량한 바다와 다채로운 축제에서 시작된다. 규슈 남단의 ‘오키나와 본섬’은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일품이다. 국제거리 인근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호주 워킹홀리데이 청년과 스노클링 투어를 함께한 뒤, 저녁에는 이자카야에서 오키나와 소주 ‘아와모리’를 곁들여 해산물을 즐겼다. 두 번째 여행지는 시코쿠 고치현의 ‘요사 코이 축제(よさこい祭り)’다. 무려 4만여 명의 무용수들이 현란한 의상을 입고 거리에 쏟아져 나와 리듬을 타는데, 필자가 속해 있던 대학 밴드 동아리도 즉석 참가해 한여름 밤의 쾌감을 온몸으로 느낀 경험이 있다. 세 번째는 교토의 ‘한신 아와노 쓰쿠이 가마쿠라 축제’로, 전통 도자기 공방이 밀집한 거리를 배경으로 한 세라믹 퍼레이드가 인상적이다. 네 번째로는 가나가와현 ‘에노시마 해변’이다. 도쿄 근교여서 접근성이 뛰어나고, 일몰 즈음 파도 위로 비치는 석양을 바라보며 서핑 보드를 즐길 수도 있다. 대학 시절 서핑 강습을 받으며 친구들이 처음으로 바다를 두려움 없이 마주쳤던 순간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홋카이도 ‘하코다테 항 축제’는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압권이다. 해안도로 위에 자리 잡은 포장마차에서 먹는 야키토리와 곱창구이는 무더위를 잊게 하는 별미였다.

 

가을: 단풍 명소 & 고즈넉한 산책길

선선한 가을 바람과 붉게 물든 단풍이 어우러진 산책길은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준다. 첫 번째 추천지는 나가노현 ‘다이세쓰잔(大雪山)’ 국립공원이다. 고원지대의 길게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단풍이 무리지어 서고, 중간 중간 자리한 전망대에서는 단풍과 설산이 어우러진 절경이 펼쳐진다. 필자가 20대 중반, 혼자 백패킹을 떠나 이곳에서 만난 등산객들과 함께 캠프파이어를 하며 밤하늘의 별을 헤아렸던 추억이 지금까지도 소중하다. 두 번째는 교토 ‘아라시야마(嵐山)’ 지역이다. 토게츠교(渡月橋)를 건너며 걸어 다니면 양옆으로 물든 단풍나무가 다리 위로 드리워져 마치 붉은 터널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셋째는 토치기현 ‘닛코(日光)’의 공식 단풍 감상 코스다. 도쇼구 신사의 금박 조각과 어우러진 울긋불긋한 단풍 나무들은 교토와는 또 다른 중후함을 자아낸다. 네 번째는 군마현 ‘쿠사쓰(草津)’ 온천 마을 주변의 산책로로, 단풍이 흐르는 계곡 위로 졸졸 물소리가 어우러져 심신을 치유해 준다. 마지막으로 시가현 ‘히코네성(彦根城)’ 성곽 주변은 호수 건너편으로 비치는 성과 단풍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가을 소풍을 계획하며 대학 동기들과 함께 죽림 카페에 앉아 따뜻한 말차 라떼를 즐겼던 사소한 행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