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나라의 대표 축제 소개
스페인의 부뇰에서 열리는 라 토마티나(La Tomatina)는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 온 마을이 토마토 전쟁의 장으로 변모하는 독특한 축제다. 참가자들은 트럭에서 쏟아지는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토마토는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품질 낮은 것들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한다. 축제의 유래는 1945년 마을 축제 행렬 중 한 소동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전해지며, 지금은 2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들어 ‘토마토 목욕’을 즐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카니발(Carnevale di Venezia)은 매년 2월 중순부터 사순절 전 화요일까지 이어지며, 화려한 가면과 의상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운하를 배경으로 가면 무도회와 거리 퍼레이드를 펼친다. 12세기부터 이어진 이 축제는 당시 시민들이 신분을 숨기고 자유롭게 어울리던 풍습에서 출발했으며, 오늘날에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정교한 가면 공예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궁전 무도회에 초청받아 중세 귀족이 된 듯한 경험을 맛본다.
스코틀랜드 셔틀랜드 제도의 업 헬리 아(Up Helly Aa)는 매년 1월 마지막 화요일, 바이킹 배를 불태우며 거대한 횃불 행진을 벌인다. 한겨울의 긴 밤을 밝히는 이 축제는 지역의 바이킹 전통을 재현하는 행사로, 주민과 방문객이 횃불을 들고 군무를 추다가 마지막 밤에 거대한 목조 선박을 불태워 새로운 시작을 기원한다. 놀랍게도 불을 다루는 안전 수칙이 철저해 많은 젊은 대학생들이 안전 교육을 받은 후 참여 기회를 얻는다.
벨기에 브뤼셀의 그랑플라스에서는 2년마다 8월 중순에 ‘플라워 카펫(Flower Carpet)’ 이벤트가 열린다. 광장 전체가 1백만 송이 이상의 베고니아로 만들어진 거대한 꽃 카펫으로 뒤덮이며, 낮에는 꽃으로 빚어낸 거대한 패턴을 감상하고 밤에는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진 멀티미디어 쇼가 펼쳐진다. 축제 기간 중에는 현지 플로리스트들이 꽃 장식 시연을 하며 여행자들이 직접 작은 꽃 부케를 만들어보는 워크숍도 진행한다.
여행 시기에 맞춘 특별한 행사
봄에는 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맞아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플라워 페스티벌이 열린다. 네덜란드 킨더다이크 풍차 지대에서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튤립 축제가 개최되며, 700헥타르가 넘는 밭에 형형색색의 튤립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5월 초 주말에는 ‘튜립 주간’으로 지정돼 현지 농부들이 밭에서 직접 꽃을 잘라 판매하고, 대학생 여행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플라워 프레젠테이션 대회도 열린다.
여름철, 이탈리아 시에나의 팔리오(Palio di Siena)는 7월 2일과 8월 16일 두 차례 열리는 말 경주 축제다. 17개의 구역(콘트라다)이 각자 말과 기수를 대표해 시에나 중심부의 원형 광장을 돌며 승부를 겨룬다. 관중석 없이 중앙의 흙바닥 위에서 치러지는 이 경주는 역사적 의식과 결합돼, 대학생들도 사전에 입장권을 구매해 가문 전통 의상을 입고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누빌리오’라는 사전 행사에 참가해 현지 주민처럼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가을에는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매년 9월 중순부터 10월 첫째 주 일요일까지 16일간 이어지는 이 축제는 세계 최대 맥주 축제로, 6백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전통 텐트에서 바이에른 맥주와 소시지, 프레첼을 곁들여 즐긴다. 현지 젊은이들은 티롤식 의상 ‘레더호젠’과 ‘디른들’을 입고 축제장을 누비며, 학생 할인표나 묶음권을 이용해 비교적 저렴하게 맥주 1리터잔을 맛볼 수 있다.
겨울철 유럽의 매력은 크리스마스 마켓에 있다. 독일 뉘른베르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 주요 도시 광장마다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목조 가판대가 설치되고, 수공예 장식품과 글뤼바인(따뜻한 와인), 구운 밤 등 현지 먹거리가 가득하다. 12월 24일 전야제까지 이어지며, 현지 대학생 연합 동아리가 운영하는 무료 음악 공연이나 합창단 무대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현지인처럼 축제 즐기는 팁
먼저, 축제 티켓은 가능한 한 사전에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베네치아 카니발 무도회나 시에나 팔리오의 ‘누빌리오’ 같은 참가형 이벤트는 매진이 빠르므로, 축제 개시 2~3개월 전부터 공식 웹사이트를 주시하며 예약하는 것이 좋다. 스페인 라 토마티나의 경우에도 현장 구매 표가 별도로 배정되어 있지만, 온라인 예매 시 할인 혜택이 있으니 반드시 비교해볼 것.
둘째, 현지 의상을 착용해보는 경험은 축제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탈리아 카니발 가면은 베네치아 내 전통 공방에서 직접 제작한 것들로, 체험 워크숍을 통해 자신만의 가면을 깎아보고 장식해볼 수 있다. 뮌헨 옥토버페스트에서는 렌탈 숍에서 레더호젠과 디른들을 1일 단위로 빌릴 수 있으며, 현지 젊은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진을 찍으며 축제 분위기에 녹아들기 쉽다.
셋째, 숙소는 축제장 근처 대신 인근 소도시나 교외의 펜션을 고려해보자. 대중교통이 잘 발달한 유럽에서는 축제장까지 버스나 기차로 30분 안팎이면 접근이 가능하다. 숙소 비용과 축제 기간 렌트비가 절감될 뿐 아니라, 이웃 주민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현지인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문화 교류를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축제 현장에서 사용할 간단한 현지어를 익혀두면 더욱 풍성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Salud!”(건배)나 “Grazie mille”(정말 고마워요), “Buon divertimento”(즐거운 시간 되세요)처럼 짧은 인사를 건네면 현지인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또한, 축제 특유의 에티켓—베네치아 카니발에서 언급되는 ‘가면을 벗지 마라’ 같은 전통 규칙—을 사전에 숙지해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며 즐긴다면, 20대 대학생 블로거 구독자들도 보다 깊이 있는 여행 후기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