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오차이·따판 마을 홈스테이
사파 중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자리한 라오차이·따판 마을은 몽(Mông)족과 자오(Dao)족이 어우러져 사는 대표적 농촌 공동체다. 이곳에서의 홈스테이는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현지인의 일상을 경험하는 문화 교류의 장이다. 예를 들어,대학생 김씨는 2박 3일 일정 동안 몽족 할머니 댁에서 머물며 이른 새벽 논갈이 작업을 돕고, 그 속에서 전해 내려오는 농사 지혜를 배웠다. 첫날 저녁, 현지 가족과 둘러앉아 불멍(불 곁에서 보내는 시간)을 즐기며 쌀빵과 허브차를 나눈 뒤, 김 씨는 “매 끼니마다 가족이 직접 기른 채소와 쌀로 차린 식탁이 인상 깊었고, 삶의 속도가 이렇게 느리다는 사실이 새삼 좋았다”고 회고했다.
홈스테이를 예약하려면 사파 시내 여행사나 민박 웹사이트를 통해 ‘라오차이·따판 홈스테이 패키지’를 검색하면 되며, 일반적으로 1인당 2박 3일 기준 50~70달러 선이다. 숙소는 전통 목조건물로, 한겨울에는 벽난로를 때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아침에는 자오족 어머니와 함께 허브로 몸을 푸는 전통 목욕 의식에 참여할 수 있는데, 홍엽(Hóngyè) 잎을 달인 물로 몸을 감싸며 피부 진정 효과를 누린다는 것이 이 지역만의 매력이다.
특히, 따판 마을에서는 현지 여성들이 손수 짠 직물을 구경하거나 직접 짜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프랑스에서 온 부부 여행자 마크와 소피아는 “직접 만든 스카프를 집에 가져가니 친구들이 진짜 홈스테이 경험을 듣고 부러워했다”고 밝히며, 문화적 교감이 주는 깊은 감동을 전했다.
판시판 산 곤돌라 이용 방법
‘인도차이나의 지붕’이라 불리는 판시판(Fansipan) 산은 해발 3,143m로, 정상에 오르는 전통 등산로는 숙련된 산악인이라도 이틀 이상을 투자해야 할 만큼 만만치 않다. 그러나 2016년 개통된 곤돌라 덕분에 누구나 편안하게 정상 부근까지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곤돌라 탑승권은 사파 시내의 판매소나 공식 웹사이트에서 구매 가능하며, 성수기(2월,11월)에는 매진 사례가 빈번하므로 최소 이틀 전 온라인 예매를 권장한다.
곤돌라 탑승 전 준비물로는 방풍·방수 재킷, 간편 간식(에너지 바 등), 보온병에 담은 따뜻한 차가 있다. 탑승장에서 약 20분간 이어지는 케이블카 구간은 총 세 구역으로 나뉘며, 중간역에서 잠시 내려 사파 계곡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4월 초에 방문한 독일인 배낭여행객 안톤 씨는 “중간역에서 맞은 벚꽃 만개 풍경이 마치 동화 속 같았다”며, 정상까지 가는 동안 창밖으로 스친 사파 마을의 계단식 논과 다채로운 꽃밭이 인생샷 포인트였다고 전했다.
정상 플랫폼에 도착하면 해발 3,000m 지점에서 느끼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현지 가이드가 준비한 전통 차(트랙커 차)를 시음할 수 있다. 또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는 무료 요가 클래스가 열리므로, 사전에 현지 사파 요가 스튜디오 홈페이지에서 ‘Fansipan Yoga’ 일정을 확인해 두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곤돌라 하산 시에는 일몰 직전을 타면 붉게 물드는 하늘과 사파 계곡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대학생 여행자 박민수 씨는 “SNS에 올린 sunset view가 최고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소수민족 전통 축제 일정
사파 일대에서는 연중 크고 작은 소수민족 축제가 열린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매년 음력 2월 중순 열리는 ‘H’Mông 꽃 축제’로, 몽족(H’Mông) 소녀들이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마을 광장에서 노래와 춤을 펼친다. 2025년 일정은 2월 15일~17일로 확정되었으며, 사전 등록 시 현지 농산물 직거래장터 이용권이 제공되니 참가 희망자는 축제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또 다른 축제로는 9월 초에 열리는 자오족(Dao) ‘붉은 머리 수호자 의식’이 있다. 이 축제는 자오족의 조상신을 모시는 종교 의례로, 온 마을이 붉은 두건을 쓰고 이동하며 축문을 외우는 장엄한 행사가 핵심이다. 지난해 행사에 참여한 일본 사진작가 리코 씨는 “기록을 위해 500여 컷을 촬영했는데, 의식이 끝난 뒤 현지 족장님이 내 카메라를 보고 촬영법을 가르쳐 주셨다”며, 문화 교류의 특별함을 전했다.
이외에도 4월 말에는 몽족 대학생이 주관하는 ‘신세대 몽 문화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전통 가죽 공예와 모자이크 음악 공연, 청년 예술가들이 만든 영상 상영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데, 현지 청년그룹 ‘사파 Y-클럽’의 기획으로 20대 대학생들이 직접 워크숍을 운영해, 축제의 주체가 방문객과 같은 세대라는 점이 이채롭다. 축제 일정은 매년 조금씩 변동되므로 사파 관광청 웹사이트에서 최신 공지를 확인한 후 여행 일정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