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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주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탐방

by goodxpert 2025. 6. 5.

후에 황성의 느우엔문, 미선 유적지의 붉은 벽돌 사원들, 그리고 노을에 물든 하롱베이 석회암 섬들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 사진

후에 황성(Imperial City)

후에 황성은 응우옌 왕조(1802~1945)의 수도였던 후에 시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황성 영역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내황성(內皇城), 그리고 그 바깥에 위치한 왕실 정원과 사원들이 조화롭게 구성된 복합 건축물이다. 특히 정문인 느우엔문(Ngụñ Môn)에서부터 응우옌 왕가의 권위와 위엄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정교한 양식으로 지어진 태화전(Thái Hòa Đình)과 카이딘 전(嘉慶殿)은 왕실 의식이 거행되던 장소로서, 당시 권력 구조를 여실히 보여준다.
황성 내부에는 총 148개의 건축물이 남아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베트남 전쟁과 프랑스 식민지 기간에 파괴되거나 훼손되었다가 최근 복원 작업을 통해 옛 모습을 되찾았다. 이런 복원 사례 중 하나로 가르눅쩐(Gia Long Throne Pavilion)이 있는데, 19세기 초 프랑스의 공격으로 소실되었다가 2004년 복원 사업을 통해 원형이 거의 온전하게 복원되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응우옌 왕조의 황금시대 모습과 프랑스 식민지 시기의 아픔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다.
현지 가이드 투어에 참여하면 태화전 앞 의식 공간의 구조, 왕실 가족이 거주하던 건물 배치, 그리고 황제의 즉위식과 같은 대형 의식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상세히 해설해 준다. 예를 들어 작년 12월, 대학 동아리에서 배낭여행을 온 서울 소재 D대학교 학생들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당시 응우옌 황제가 관료들에게 하달했던 칙령(勅令)을 직접 재현해보는 이벤트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관람을 넘어 19세기 베트남 사회를 체험하며 당시의 정치ㆍ문화적 분위기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황성 내부에 있는 왕실 정원은 당시 왕실이 휴식을 즐기던 공간으로, 정원 가꾸기 방식, 인공 연못과 정자 배치, 그리고 정원에 심어진 수목 하나하나에 담긴 상징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보행로 주변으로 심어진 용안나무는 왕권의 상징이며, 분홍색 꽃을 피우는 연꽃은 불교적 평온을 뜻한다. D대학교 학생들은 직접 정원 한복판에서 사진 촬영 이벤트를 열어 그 매혹적인 풍경을 SNS에 공유함으로써 동료 대학생들에게 후에 황성의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후에 황성은 단순한 건축유산이 아니라 당시 사회 전반의 정치, 종교, 문화적 구조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라 할 만하다. 

 

미선 티챔그 유적지

미선(Mỹ Sơn) 유적지는 중부 베트남 꽝남성(Quảng Nam) 다낭에서 남서쪽으로 약 7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199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곳은 4세기부터 13세기까지 송산치앙 왕국(Chăm Pa Kingdom)에서 신성한 종교 의식을 치르던 종교 단지이자,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로 남아 있는 참파(Cham) 문명의 유적지 중 하나이다.
미선 유적지는 붉은 벽돌로 쌓은 힌두사원 유적이 숲속에 흩어져 있으며, 크게 8개 지구(A~H)로 나뉘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A1 그룹은 10세기에 건립된 링키(Ring) 사원을 중심으로, 시바신(Śiva)에게 바쳐진 탑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공간이다. 이 탑들은 세세하게 조각된 부조(浮彫)를 통해 창건 당시 참파 예술과 종교 세계관을 엿볼 수 있도록 한다. 예컨대, 링키 사원 벽면에 새겨진 우마(Śiva-Parvati) 부조는 부부로서의 신적 조화를 상징하며, 당시 참파 왕조가 힌두교를 통해 권위를 정당화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미선 유적지 탐방 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흩어져 있는 사원군을 연결하는 숲속 산책로다. 열대 우림이 우거진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참파 왕국 쇠락의 흔적과 더불어 베트남 전통 종교의 변천 과정을 생생히 체감할 수 있다. 가이드는 탑을 이루고 있는 벽돌 하나하나의 구조적 특징을 설명하며,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동안 미군 폭격으로 손상된 부조를 복원하기 위해 사용된 전통 방식을 재현해 보여주기도 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례는, 2023년부터 시작된 밤탐방 프로그램이다. 유네스코 산림 보호구역과 협력해 야간 조명을 최소화하면서 다양한 야생동물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탐방객들에게 낮과는 또 다른 신비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처럼 미선 유적지는 단순한 고대 유적이 아니라, 참파 문명의 예술적·종교적 정수를 오늘날까지 전해 주는 살아 있는 증거이자, 생태계 보존과 문화유산 복원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20대 대학생 독자들에게는 역사 수업에서 배운 고대 동남아 문명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첨단 복원 기술과 전통 복원 방식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의 장이 될 것이다.

 

하롱베이 자연 경관

하롱베이(Hạ Long Bay)는 베트남 북부 퀑닌성(Quảng Ninh)에 위치한 만(灣)으로서, 약 1,600여 개의 석회암 섬과 작은 바위 섬들이 남중국해 위에 흩어져 있다. 이 독특한 지형은 수천만 년에 걸쳐 해수면 상승과 석회암 풍화 작용이 반복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래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하롱베이 탐방은 주로 크루즈를 타고 진행되며, 크루즈 요금과 코스는 다양하다. 보통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이 일반적인데, 특히 하롱베이의 핵심 명소인 석회암 동굴 투어는 필수 코스 중 하나다. 대표적인 동굴로는 띠엔꼬아(Thiên Cung Cave), 즈웅수온(Thien Cung), 선뚜낑(Sung Sot Cave) 등이 있다. 선뚜낑 동굴은 입구에서부터 천장까지 수십 미터에 달하는 종유석과 석순이 웅장하게 펼쳐져 있어, 자연의 예술성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특히 석회암 절벽에 반사된 붉은 노을은 마치 한 폭의 회화와 같았으며, 학생들은 현지 사진작가로부터 풍경 사진 촬영 팁을 전수받아 여행 추억을 더욱 생생하게 기록했다.
또한 하롱베이는 생태계 보존 측면에서도 주목받는다. UNESCO와 베트남 정부가 협력하여 해양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크루즈 운행을 관리·감독함으로써 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말, 관계 기관은 크루즈 선박 수와 운행 시간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했으며,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태양광 패널 설치도 확대 중이다. 이러한 보전 노력 덕분에 최근 조사에서는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된 중국표범돌고래(Neophocaena phocaenoides)의 서식지 복귀가 일부 확인되기도 했다. 베트남 여행업계 후배인 B대학교 관광경영 학부생들은 이 사실을 현장 답사 보고서에 담아, “하롱베이의 아름다움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삶의 터전인 해양생태계와 공존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가치로 남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롱베이 크루즈 여행을 준비할 때는 날씨와 계절을 고려해야 한다. 6월부터 8월까지는 우기가 이어져 스콜성 소나기가 잦고, 1월부터 3월 사이에는 짙은 안개로 인해 시계가 흐려질 수 있다. 가장 쾌적한 시기는 10월에서 12월 사이로, 이때는 하늘이 맑고 바다가 잔잔해 크루즈 일정 소화에 적합하다. 하롱베이 인근 항구에서는 다양한 등급의 크루즈를 선택할 수 있으며, 배 위에서 즐기는 카약 투어, 수영, 동굴 탐험 등 액티비티를 미리 예약하면 더욱 알찬 일정을 보낼 수 있다.
종합해보면, 하롱베이는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경관이 주는 시각적 쾌감뿐 아니라, 환경 보전을 위한 베트남 정부의 노력과 현지 주민의 삶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20대 대학생 독자들에게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환경 보전의 의미를 몸소 느끼며 지속 가능한 여행의 가치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