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짜(Bún chả) 노점 추천
하노이 구시가지 중심가, 올드 쿼터(Old Quarter) 일대에는 분짜 노점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분짜 훙리엔(Bún chả Hương Liên)’은 미국 전 대통령이 방문해 화제가 된 곳으로, 신선한 돼지고기 숯불 구이와 차가운 쌀국수 면발이 어우러진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돼지고기는 목살과 삼겹살을 사용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풍미를 자랑하며, 새콤달콤한 피쉬 소스(눅맘) 육수가 면발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햇살이 가장 강렬한 낮 12시경에는 현지 직장인과 관광객이 북적여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오전 10시 전후나 오후 3시 이후에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응우옌 거리의 ‘분짜 34(Bún chả 34)’는 가격 부담이 적은 노포다. 한 그릇에 약 45,000동(한화 약 2,500원) 선으로, 돼지고기와 채소를 듬뿍 담아내 학생 예산에도 부담이 없다. 분짜 34 사장님은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 종일 불을 관리한다”고 밝힐 만큼 정성이 깃든 숯불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다.
하노이 외에도 호치민시 바오까이(Bảo Khánh) 거리의 ‘분짜 감투인(Bún chả Cẩm Tú)’이 유명하다. 이곳은 특히 간장과 설탕, 레몬즙 비율을 달리해 독특한 단맛을 강조한 육수를 선보인다. 가족 경영 노점답게 가게 내부는 소박하지만, 구수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양념이 면발에 잘 스며들어 현지인 호응이 높다. 친구와 둘이 분짜 한 그릇을 시켜 나눠 먹다 보면, 베트남 길거리 음식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분짜를 주문할 때는 돼지고기 구이를 더 추가하거나, 매콤한 칠리 소스를 별도로 요청할 수 있다. 특히 상추, 고수, 민트 등 신선한 허브를 듬뿍 넣어 먹으면 느끼함이 확 줄어든다. 식사 후에는 근처 커피 노점에서 달콤 씁쓸한 베트남 커피 ‘카페 쓰어(카페 đá)’ 한 잔을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분짜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동시에 여행 중 더운 날씨에 활력을 더해주기 때문인데, 호치민시의 ‘카페 레어(Cà phê Lệ)’에서는 연유를 적게 넣어 산미가 두드러진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반미(Bánh mì) 골목 탐방
호치민시 26 Lê Thánh Tôn 거리 ‘반미 후인(Bánh mì Huỳnh Hoa)’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반미 성지’로 불린다. 바삭하게 구워낸 바게트 속에 마요네즈, 파테, 돼지고기 차슈, 신선한 고수, 무절임, 양파 등이 조화롭게 배치된다. 특히 파테의 고소함과 절인 무·당근의 달콤새콤함이 입안에서 폭발해, 첫 입부터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한 그릇당 가격은 약 45,000동(한화 약 2,500원)이다.
달랏의 ‘반미 쭝쑹(Trung Sơn)’은 달랏만의 서늘한 기후에 어울리도록 빵 껍질을 살짝 덜 바삭하게 굽는다. 대신 속재료를 두툼하게 넣어 씹는 맛을 강조했으며, 야채의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관리한다. 베트남 북부 출신의 한 여행객은 “뜨거운 커피와 함께 먹으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극찬했다. 일출 전 이른 아침에 문을 열어, 현지 카페인족·배낭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호이안 올드타운에서는 ‘반미 푸옹(Bánh mì Phượng)’이 대표적이다. 가게 내부는 아담하지만, 나무 장식과 라탄 의자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미 푸옹은 바게트 안에 들어가는 고기가 돼지고기 차슈뿐 아니라 닭고기, 소시지를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온 대학생 일행이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반미 골목을 누비다 보면, 수십 미터 간격마다 서로 다른 맛과 스타일의 반미 가게가 줄지어 있다. 반미를 고를 때는 바게트의 식감, 속재료의 다양성, 그리고 소스의 조합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 한 상인에게 “매운 칠리 소스를 좀 더 달라”고 요청해 나만의 반미를 만드는 재미도 놓칠 수 없는 경험이다. 점심 시간에는 현지 직장인들이 줄을 서기 때문에, 오전 9시 이전 혹은 오후 2시 이후를 노리는 편이 원활하다.
껌(Chè) 전통 디저트 맛집
하노이 성 요셉 성당 근처 ‘껌 바마우(Chè Ba Màu)’는 세 가지 색을 띠는 콩·두부·과일 등을 층층이 쌓아 만든 화려한 디저트다. 붉은 팥, 노란 녹두, 초록색 cendol(팜야자 전분 젤리) 위에 코코넛 밀크를 듬뿍 부어 시원하게 즐긴다. 매 운 성을 가던 길에 들른 현지 대학생 미엔(21)은 “시험 기간 스트레스를 한 스푼으로 녹여주는 달콤함”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사이공(호치민시) Bùi Viện 거리 ‘껌 킴리엔(Chè Kim Liên)’은 재료 선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팥은 직접 삶아 걸쭉한 질감을 살리고, 과일은 계절별로 바꿔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망고철에는 망고를 추가하고, 용과철에는 용과가 들어간다. 가격은 한 그릇에 30,000동(한화 약 1,700원) 선으로 부담이 적다.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답게, 손님에게 잔잔한 호스피탈리티가 느껴진다.
메콩 델타 지역 껌 전문점 ‘껌 바바(Chè Ba Bà)’는 현지 과일과 해산물을 활용한 독창적인 메뉴가 돋보인다. 파파야·망고·두리안 등 열대과일을 넣어 만든 디저트는 과일 본연의 상큼함을 그대로 살려 더운 날씨에 안성맞춤이다.
껌을 즐길 때는 얼음 양 조절을 사전에 요청할 수 있다. 얼음을 적게 넣으면 재료 고유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고, 얼음을 더 넣으면 시원함이 배가된다. 식사 후 디저트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분짜나 반미를 먹고 난 뒤 꼭 한 그릇쯤 시도해 볼 만하다. 특히 현지 시장 구석의 작은 노점부터 현대식 카페형 점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폿이 분포해 있으므로, 거리 탐방 중 즉흥적으로 들러보는 재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