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 시장 vs 얌바리 야시장
호찌민시 중심부에 위치한 벤탄 시장(Bến Thành Market)은 베트남을 대표하는 전통 시장으로, 오랜 역사와 지역민들의 일상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17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시장은 당초 벤탄 마을 주민들의 생활 터전이었으나, 1914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을 거치며 대규모 건물로 재정비되었고, 오늘날까지도 관광객과 현지인이 함께 오가는 쇼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시장 정문에 도달하면 붉은 벽돌 기둥과 대형 시계가 방문객을 맞이하며, 내·외부로 이어진 길목마다 의류·가죽제품·기념품·식료품·야채·과일·향신료 등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
이곳의 최대 장점은 가격 경쟁력과 흥정 문화다. 특히 베트남 토산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고자 하는 20대 대학생들에게 벤탄 시장은 필수 코스로 손꼽힌다. 가죽 지갑 한 개를 예로 들면, 처음 제시가가 20만 동(약 1만원 내외)이라고 해도, 적절한 흥정을 통해 10만 동 선까지 낮출 수 있으며, 복수 구매 시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격은 상인마다 천차만별이므로, 구매 전 여러 가게를 비교하고 본인에게 적당한 수준에서 흥정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한 시장 곳곳에 길거리 음식도 많아, 간단한 반미나 베트남식 쌀국수를 맛보며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오전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므로, 이른 시간대나 늦은 오후 시간에는 사람 붐빔이 상대적으로 덜해 여유 있게 구경할 수 있다.
반면 ‘얌바리 야시장(Yambari Night Market)’은 벤탄 시장과 달리 호찌민시 1군을 벗어난 지역에 위치한 야간 특화 시장이다. 얌바리라는 이름 자체가 ‘야미’(맛)와 ‘바리’(광장)의 합성어로, ‘맛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광장’을 의미한다. 이곳은 주로 17시부터 24시까지 운영되며, 저녁 시간대에 현지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어우러져 다양한 간식과 소품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상인들은 대개 소규모 부스 형태로 운영하며, 베트남 전통 음식(분짜, 반미, 짜조 등)부터 최근 유행하는 퓨전 푸드(아보카도 아이스크림, 베트남식 버블티 등)까지 폭넓게 취급한다.
얌바리 야시장의 특징은 ‘먹거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벤탄 시장이 물건 구매 중심으로 운영되는 반면, 얌바리는 길거리 음식을 매개로 한 젊은 층의 문화적 소통 공간이다. 예를 들어, 야시장 한편에 마련된 라이브 공연 무대에서는 인디 밴드 연주나 DJ 공연이 주말마다 열리며, 이를 구경하러 온 대학생들이 주변 푸드 트럭에서 음식을 주문해 즐기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물건 구매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이들도 있지만, 주로 맛집 탐방과 친구들과의 야외 모임을 위해 찾는 경향이 강하다.
두 시장 간 공통점은 흥정 문화와 현지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근본적인 목적과 운영 시간, 취급 품목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벤탄 시장은 오전부터 해질녘까지 운영하며, 기념품·의류·가죽제품 을 주로 구매하는 쇼핑 관문 역할을 하는 반면, 얌바리 야시장은 밤 시간대에 간편한 먹거리와 캐주얼한 소소한 기념품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여가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이공 센터(Zone 9) 럭셔리 브랜드
호찌민시의 현대적 쇼핑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사이공 센터(Zone 9)’는 2016년 오픈 이후 호찌민시 1군 지도 위에 새로운 쇼핑몰 문화를 선도해왔다.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 규모의 복합 쇼핑몰로, 명품 매장·중저가 패션 브랜드·뷰티·식당가·영화관 등이 집결해 있어 방문객들은 한 공간에서 다양한 쇼핑과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매장은 지상 1층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자연스럽게 방문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구조이다.
대표적인 명품 매장으로는 구찌(Gucci), 루이비통(Louis Vuitton), 프라다(Prada), 샤넬(Chanel), 코치(Coach) 등이 있으며, 이들 브랜드는 모두 베트남 중앙은행 허가에 따라 정식 수입품을 엄격한 품질 검수 과정을 거쳐 판매한다. 작업복 차림이나 현지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온 여행객이 급작스럽게 고가의 명품 구경을 시도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지만, 안쪽에 마련된 휴식 공간과 라운지를 이용하며 눈으로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매장 직원들은 영어와 기본적인 한국어 인사를 구사할 정도로 친절해, 물품 문의나 사이즈 교환, 수선 문의 등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사이공 센터의 또 다른 매력은 ‘현대적인 쇼핑 경험’이다. 전통 시장에서는 느끼기 힘든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와 냉난방 시스템, 매장별 유니폼을 갖춘 직원 서비스 덕분에 20대 대학생들도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쾌적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말 오후 시간에 방문하면 최신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팝업 스토어가 입점하는 경우가 많아, 소셜 미디어에서 즉각적으로 화제가 되는 상품을 현장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 또한 옥상 층에는 루프톱 가든이 조성되어 있어, 쇼핑 중간중간 잠시 휴식을 취하며 호찌민시 스카이라인을 감상하기에 좋다.
가격 측면에서는 명품 브랜드의 경우 한국이나 일본 대비 환율 혜택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질 때가 있으나, 부과세 및 수수료가 포함되어 최종 가격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베트남 현지에서 정식 수입된 제품을 즉시 착용하거나 선물하기에는 큰 이점이 있다. 예컨대, 코로나19 이전 베트남을 찾은 한 한국인 대학생은 명절 선물로 생각한 구찌 카드지갑을 한국 가격 대비 약 5% 저렴하게 구매했으며, 해외 브랜드 제품을 오프라인으로 구입하는 안심감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사이공 센터는 단순히 명품 매장이 집결한 공간이 아니라, 20대 대학생들이 베트남 내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비교 체험하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명품 구매 목적이라면 주로 주중 낮 시간을 노려 세일 품목이나 프로모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고, 쇼핑 외에도 인근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을 이용하며 여가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면세 서비스 활용 팁
베트남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주어지는 큰 혜택 중 하나는 면세 쇼핑(Duty-Free Shopping)이다. 대표적인 면세 매장은 호찌민시 탄손낫 국제공항(Tan Son Nhat International Airport) 내에 위치해 있으며, 화장품·의류·전자제품·향수 등 다양한 상품을 면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공항 면세점만 이용하기에는 시간적 제약과 상품군 한계가 있으므로, 시내 면세 서비스 이용 팁을 잘 숙지하면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첫째, ‘사전 면세 신청’을 적극 활용하자. 베트남 정부 정책에 따르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한 외국인 관광객은 시내에 위치한 지정 면세 쇼핑몰에서 사전 면세 신청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벤탄 시장이나 사이공 센터 인근의 면세 대응 코너에서 최소 3,000,000동(약 150달러) 이상 구매 시, 일정 비율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구매 당시 판매원에게 여권(패스포트)과 구매 영수증을 제시하면 ‘사전 면세 신청서(Cash Refund Form)’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이를 보관 후 출국 시 공항에서 세금 환급 절차를 밟으면 된다.
둘째, 면세 한도와 환급 절차를 숙지하자. 베트남 출국 시 개인별 환급 한도는 1인당 최대 300달러 상당의 상품이며, 이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한 환급이 불가능하다.
셋째, 시내 면세점을 활용한 전략을 짜보자. 대표적인 시내 면세점은 호찌민시 1군에 위치한 Lotte Department Store Saigon Centre, Diamond Plaza, Takashimaya Saigon Center 등이 있으며, 이들 매장에서도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이공 센터 내 롯데 백화점 9층에서 화장품이나 패션 아이템을 5,000,000동(약 250달러) 구매한 뒤, 해당 매장 내 ‘Tax Refund Service’ 데스크를 방문하면 그 자리에서 면세 신청서를 받을 수 있다. 이후 출국 시 공항에서 최종 환급 절차를 진행하면 시내에서 구매한 내역도 면세 대상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면세 상품 구입 시 주의사항이다. 면세가 적용되는 상품은 ‘개인 사용 목적’이어야 하며, 재판매 목적으로 구매할 경우 세관 단속 대상이 된다. 또한 일부 고가 전자제품(예: 노트북, 대형 카메라 등)은 한국에서 반입 시 따로 관세를 납부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고가 전자제품 구매 전 한국의 관세 기준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한 대학생이 호찌민시 사이공 센터에서 면세 가격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했으나, 한국 도착 후 관세 부과 기준인 600달러를 초과하여 추가 관세 5%를 부담해야 했던 사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