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자들이 주의해야 할 범죄 유형
말레이시아를 찾는 여행자는 주로 대도시와 유명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소매치기·가방 절도·택시 사기·신용카드 스키밍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특히 쿠알라룸푸르의 부킷빈탕(Bukit Bintang) 일대와 페탈링 스트리트(Petaling Street) 야시장, 그리고 조지타운(George Town) 스트리트 아트 거리처럼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주머니나 가방 지퍼가 열린 틈을 타 휴대품을 훔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2023년 11월, 한국인 대학생 A씨는 페탈링 야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분실했는데, 뒤늦게 CCTV를 확인해 보니 이틀째 이어진 일명 ‘오토바이 스나치(오토바이가 접근해 가방을 낚아채는 수법)’ 범죄에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유형으로, 비공식 택시·라이드셰어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운전자가 고의로 우회 경로를 택해 요금을 부풀리는 사례가 있다. 2024년 2월 한 여행 블로거 B씨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 예약한 택시가 정식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고 요금을 2배 가까이 부풀려 청구해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신용카드 스키밍도 주의 대상이다. ATM 기기나 결제 단말기에 장착된 작은 장치로 카드 정보를 복제해 온라인 결제에 악용하는 수법이 꾸준히 보고된다. 해외에서 사용할 카드를 최소화하고, 현지에서는 현금(링깃)을 조금씩 인출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야간 혼자 다닐 때는 특히 번화가 주변 골목이나 조명이 어두운 뒷골목을 피하고, 반드시 친구나 동행자와 함께 다닐 것을 권장한다. 또한,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사진 좀 찍어달라”거나 “길을 알려달라”는 식으로 접근했을 때는 정중히 거절하고 인파가 많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상황이 불안하다면 즉시 관광경찰(Tourist Police)에 도움을 요청하면 한국어 가능한 직원이 배치되어 있어 의사소통이 비교적 수월하다.
여권과 귀중품 관리 요령
여권과 현금, 신용카드 등 귀중품 관리는 안전한 여행의 기본이다. 먼저, 여권은 절대 가방 바깥 주머니에 두지 말고, 목에 걸 수 있는 여권 케이스에 넣어 옷 안쪽에 고정하거나, 호텔 객실 내 금고에 보관해야 한다. 2022년 말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스텔에서 여권과 지갑이 함께 들어 있던 가방이 분실된 사건이 발생해, 즉석에서 임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느라 하루를 날린 한국인 여행객 C씨의 사례가 있다.
지갑은 가능하면 RFID 차단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용해 카드 정보 유출을 방지하고, 현금과 카드는 여러 군데 나누어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를 들어, 지갑에는 당장 쓸 분량만 넣고, 여분의 현금·카드는 속 주머니나 별도의 파우치에 보관하는 식이다. 해변이나 수영장에 휴대품을 방치할 때는 락커 서비스 이용을 추천하며, 락커가 없을 경우에는 비치 의자와 연결된 케이블 자물쇠를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스마트폰·카메라 등 전자기기도 분실 위험이 크므로, 항상 본인이 직접 관리하고 불필요한 촬영용품은 객실 금고에 맡기는 것이 좋다. 특히 혼잡한 축제 기간이나 야시장 방문 시에는 크로스백을 몸 앞쪽으로 메어 모방범죄를 예방해야 한다. 만약 분실·도난을 당했을 경우를 대비해 여권 사본(컬러 스캔본)과 여권 정보 페이지의 사진을 클라우드(가령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클라우드)에 미리 업로드해 두면, 현지 경찰 신고나 대사관 방문 시 신속한 증명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긴급 상황 연락처 및 대사관 정보
말레이시아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번호는 ‘999’(경찰·소방·구급 통합 긴급신고)와 ‘991’(모바일 경찰 긴급 신고)이다. 관광객 전용 핫라인인 쿠알라룸푸르 관광경찰 연락처는 +60-3-2148-4528이며, 영어·한국어 지원이 가능해 도움이 필요할 때 빠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한국 대사관은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하며, 주소는 376 Jalan Tun Razak, 50400 Kuala Lumpur, Malaysia, 연락처는 +60-3-2168-5094(대표)다. 운영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공휴일은 휴관한다. 긴급 상황 발생 시에는 업무 시간 외에도 대표번호로 연락하면 안내 데스크를 통해 비상연락망이 연결된다. 이 밖에 페낭, 조호바루, 코타키나발루 등에 설치된 영사관 분관 연락처도 미리 확인해 두면 지역 이동 시 유용하다.
아울러, 여행 전 ‘대한민국 영사콜센터(☎ 02-3210-0404)’에 해외 여행 등록(여행자등록제)을 해두면, 자연재해나 테러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우리 정부의 안전 안내 메시지를 신속히 받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체류 중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해 위 연락처를 스마트폰 즐겨찾기에 등록해 두고, 긴급시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이 안전한 여행의 지름길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