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론 하이랜드의 차밭 산책기
말레이시아 페락 주 북부에 자리한 카메론 하이랜드는 해발 약 1,500미터의 고원지대로, 연평균 기온이 18~22℃에 머무르는 온화한 기후 덕분에 차(茶) 재배의 최적지로 꼽힌다. 울창한 고산림과 완만한 구릉이 어우러진 이곳은 한국의 20대 대학생들에게 ‘이색 데이트 코스’이자 ‘힐링 여행지’로 이름이 높다. 토양이 비옥하고 강수량이 충분해 사계절 내내 짙푸른 차밭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이른 아침이면 짙은 안개가 차밭 사이를 걷어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차밭 산책은 보통 분홍빛 꽃과 녹음이 어우러진 로드 트랙을 따라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방문 코스로는 BOH 티 가든이 손꼽히는데, 1929년부터 차 재배를 시작한 유서 깊은 농장에서 차 잎이 자라는 과정을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벤치와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안개 낀 차밭 위로 비치는 햇살이 마치 수채화 같다”며 SNS에 사진을 올리는 대학생들이 많다.
현지 가이드인 탄 씨는 “차밭 산책을 할 때는 신발 밑창이 단단한 트래킹화를 신고, 바람막이 재킷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오전 8시경 안개가 걷히기 시작할 때부터 11시 사이에 가장 선명한 녹차 빛깔을 감상할 수 있으며, 오후로 접어들면 소나기가 자주 내리므로 일정에 여유를 두는 편이 좋다.
서울 소재 A대학교 김유진(22) 씨는 “시험 스트레스로 지친 마음이 맑은 공기와 끝없이 펼쳐진 차밭 풍경으로 한순간에 치유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친구들과 함께 손으로 차잎을 따보는 체험을 하며, “차잎을 흔들어 향을 내는 전통 방식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체험형 관광은 20대 대학생들에게 단순 관람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차밭 산책 후에는 차 농장 내 카페에서 방금 수확한 찻잎으로 우린 ‘프레시 티’를 맛볼 수 있다. 카모마일 향이 덜한 대신 깔끔한 목 넘김을 자랑하는 이 녹차는 3.5링깃(한화 약 1,000원)부터 시작하며, 가벼운 스콘이나 머핀과 곁들여 먹으면 어울린다. 기념품 매장에서는 차잎뿐 아니라 차 향이 은은한 향초, 비누, 허브티 백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카메론 하이랜드의 차밭 산책은 자연 속에서 휴식을 찾는 이들에게 최적의 코스로, ‘학업과 알바에 지친 20대 대학생’이 쌓인 피로를 한꺼번에 풀어줄 힐링 스폿이라 할 수 있다.
키나발루 산에서의 하이킹 후기
사바 주의 상징이자 동남아시아 최고봉(4,095m)인 키나발루 산(Mount Kinabalu)은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명소다. 정상 등정은 보통 2일 코스로 진행되며, 코타키나발루 시내에서 출발해 도보 약 4시간 거리에 위치한 라반라타 산장(Laban Rata)에서 1박 후 새벽 2~3시에 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초입 구간은 울창한 열대우림이 이어지며, 1,500m 이하 지점에서는 켈레싱가르(몽키 포도나무)와 오랑우탄을 옮겨온 과일나무를 만날 수 있다. 키나발루 국립공원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어, 희귀 고산식물인 키나발루 오키드와 고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잎사귀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등반 중 가장 힘든 구간은 해발 3,000m 지점부터 약 1시간에 걸친 ‘스텀프 필드(Stumph Field)’로, 가팔라진 바위길이 연속된 난코스다. 이곳을 지나면 마침내 정상 부근의 암벽 지대가 나타나며, 가이드의 안전 지시에 따라 로프를 잡고 오르는 클라이밍이 시작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들은 지레 겁먹기 쉬우나, 현지 포터들이 직접 전통 등산 도구와 안전 장비를 챙겨 주어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
부산대학교 박지수(24) 씨는 “해가 떠오르는 순간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지만, 정상에 올라 맞은 황금빛 일출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라며 “정상 바로 아래 ‘길리 라야(Gili Raya)’ 암반에서 바라본 구름 바다는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했다”고 후기를 남겼다. 그는 등산 경험이 전무했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고어텍스 재킷, 등산 스틱, 헤드램프 등)와 스태프의 배려 덕분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이킹 결과, 심폐지구력과 하체 근력이 현저히 향상되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또한 도전 과정을 함께한 동료들과의 유대감이 깊어져 “힘들 때 서로를 격려하며 올라간 일주일간의 추억이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았다”고 말하는 여행객이 많다. 정상 인증서와 함께 찍은 인증샷은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20대 사이에서 ‘도전과 성취의 아이콘’으로 회자된다.
키나발루 산 등반을 계획하는 대학생은 3개월 전 온라인으로 등정 허가를 신청해야 하며, 안전장비와 숙박이 포함된 패키지 요금은 1인당 약 550링깃(한화 약 17만 원) 선이다. 방수 배낭, 여벌 옷, 개인 구급약품, 간편 식수를 준비하면 보다 쾌적한 등정이 가능하다.
보르네오 열대우림 탐험
사바 주 동부 해안가에서는 보르네오 열대우림의 심장부를 탐험할 수 있다. 키나발루 국립공원과는 달리 보르네오 열대우림은 해안습지와 맹그로브 숲, 강 상류까지 아우르는 광대한 생태계가 특징이다. 탐험 프로그램은 보통 쿠칭 지역의 사라왁(Sarawak) 쪽과 사바 지역으로 나뉘며, 두 팀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루트를 체험하게 된다.
보르네오 열대우림 탐험은 일주일 단위로 진행되며, 전문 생태 가이드와 현지 원주민 주민이 동행한다. 이들은 지팡이처럼 생긴 ‘랑카우아’ 열매를 이용해 벌레를 쫓는 법, 희귀 곤충 채집 방법, 밤에 소리를 내는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법 등을 전수한다. 예컨대, 20대 대학생 영어학 전공 팀은 “원주민이 직접 채집한 꿀을 맛볼 수 있었고, 유칼립투스 향이 섞인 달콤함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정글 크루즈, 나무 위 캐노피 워크, 강에서의 카누 체험이 포함되며, 해가 지면 한밤중까지 펼쳐지는 열대우림의 교향곡—나무딱따구리 소리, 개미 행렬, 열대 곤충의 합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캠핑 장비는 텐트와 해충 방지망, 휴대용 버너 등 필수품으로 구성되며, 하루 세 끼의 식사는 대부분 건조식품과 통조림, 원주민이 준비한 야생채소로 이뤄진다.
서울 소재 문화인류학과 김현우(23) 씨는 “도시에서 접할 수 없는 생태계의 경이로움과 원주민 문화 체험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직접 채집한 열대과일인 ‘두리안’을 처음 맛보았으며, 특유의 강한 향과 부드러운 과육이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고 덧붙였다.
보르네오 열대우림 탐험은 자연보호와 지속가능한 관광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단순 관광을 넘어 환경 보호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며, 20대 대학생들에게 ‘체험과 학습이 결합된 현장 교육’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