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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이색 체험

by goodxpert 2025. 5. 15.

동굴 속 박쥐 비행과 말레이시아 가정식 쿠킹클래스, 전통 바틱 공예 체험을 한 장에 담은 리얼리즘 사진

박쥐 동굴 투어와 자연 탐험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의 사라왁 주에 자리한 구눙 물루 국립공원은 수백만 마리의 박쥐가 서식하는 세계적 명성을 지닌 대형 석회암 동굴을 품고 있다. 이곳 투어는 새벽녘부터 시작된다. 해가 떠오르기 전 어둠이 가시기도 전에 가이드와 함께 열대 우림 속을 걸으며 동굴 입구에 도착하면, 순간적으로 하늘을 뒤덮는 박쥐의 비행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현지 대학생 김모 씨(22)는 “수업 스트레스를 잊게 해준 장관이었다”고 전했으며, 카메라 셔터가 쉴 새 없이 터졌다. 동굴 내부로 들어서면 거대한 종유석과 석순이 장관을 이루며, 그 중 일부는 ‘천사 날개’라 불리는 독특한 형상을 자랑한다. 자연이 수만 년에 걸쳐 빚어낸 조각상 앞에서 가이드는 동굴 형성의 지질학적 원리를 설명하고, 박쥐 생태와 퇴적물 연구 사례를 소개한다. 예컨대 2019년 현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동굴 바닥 퇴적물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독특한 항균 물질을 분비해 의학 연구에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처럼 동굴 탐험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학술적 호기심을 채우는 기회가 된다. 투어 후에는 인근 트레킹 코스를 따라 열대 우림의 희귀 난초와 거대한 나무뱀, 다양한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대학생 박모 씨(24)는 “정글 한복판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회고했다.

 

현지 가정식 쿠킹클래스 참여 후기

페낭 조지타운의 골목 안쪽에 위치한 한 가정집에서 진행되는 쿠킹클래스는 여행자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현지인인 푸 쿠모 씨가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레시피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이 클래스는 참가자 각자가 직접 말레이시아 가정식 대표 메뉴인 나시르막과 사테를 만들어보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처음에는 코코넛 밀크로 밥을 짓는 방법부터 향신료인 커리 리프, 레몬그래스, 강황의 적절한 손질법을 배워야 한다. 이후 닭고기 꼬치인 사테를 양념해 숯불에 굽는데, 이때 강황, 고수 씨, 피시 소스 등을 직접 조합해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20대 대학생 이모 양(21)은 “말레이시아의 매콤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진 풍미를 집에서도 재현할 자신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클래스가 끝나면 푸 쿠모 씨 가족과 함께 한 상에 둘러앉아 만든 음식을 맛보며 현지인 일상과 문화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다. 특히 할머니가 들려주는 전쟁 시절 공급이 부족했던 재료를 아끼며 만들었던 음식에 얽힌 추억담은 참가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 외에도 말레이시아 가정에서 즐겨 마시는 패션프루트 차와 팽알라(Pengat Melaka)라는 달콤한 열대 과일 디저트를 시식하며, 단순 요리 체험을 넘어 문화 교류의 장이 된다.

 

전통 바틱 체험과 공예 배워보기

말레이시아의 전통 염색 기법인 바틱(Batik)은 천 위에 왁스를 찍어 무늬를 고정한 뒤 염색하는 방식으로, 자바와 말레이시아 해협 연안 지역에서 활발히 전승되어 왔다. 말라카 시내의 한 공방에서는 현지 예술가 앤드리아 누르 씨가 주관하는 바틱 워크숍이 연일 열리며, 참가자는 직접 왁스를 녹여 세밀한 무늬를 그려넣는 과정에 몰입하게 된다. 워크숍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먼저 전통 문양인 페낭 라이언, 토끼 슬리움, 말레이 및 중국식 기하학 문양의 기원을 설명한 뒤 샘플 천을 통해 무늬별 특징을 비교한다. 이어 붓과 초크를 이용해 왁스를 칠하는 시연을 본 뒤 자기만의 디자인을 구상해 직접 그려넣는다. 마지막으로 염색과 왁스 제거 과정을 진행하면, 자신이 그린 색상이 천에 선명하게 남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 완성된다. 인천에서 온 김모 군(23)은 “평소 디자인 전공 수업에서 배운 이론이 실물 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체험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전했다. 워크숍이 끝난 후에는 공예가들과 함께 차 한 잔을 나누며 바틱 시장의 흐름, 현지 수공예 가업의 어려움과 가능성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예컨대 관광객 수요 감소로 인한 판매 부진 속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해외 바이어를 확보한 성공 사례는 청년 예술가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현지 전통 공예의 맥을 잇기 위해 활동 중인 누르 씨는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바틱 체험은 단순한 여행 기념품 제작을 넘어 말레이시아 전통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 마주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