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라카의 네덜란드 광장과 유적
말라카 해협을 바라보는 구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네덜란드 광장은 1650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세운 수청후이스(Stadthuys)와 크리스천 교회(Christ Church) 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1612년 포르투갈인들이 최초로 건설한 아파모사 요새(A Famosa)의 일부 성채 터는 현재까지 남아 있어 콜로니얼 시대의 상흔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광장 중앙의 빅토리아 여왕 분수는 영국식 조경미를 가미해 1897년 준공되었으며 당시 말레이해협을 통한 해상교역을 상징한다. 붉은색 외벽으로 눈길을 끄는 수청후이스는 과거 군관청과 거주지로 활용되었으며 내부 박물관에서 당시 네덜란드 통치의 실상을 살필 수 있다. 크리스천 교회 내부에는 네덜란드 전통 스타일의 목재 장식과 스테인드글라스가 어우러져 17세기 유럽 건축양식이 보존된 모습이다. 현지 가이드인 아즈하 씨는 “네덜란드 광장은 말라카 역사 탐방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하며 여러 사례를 소개한다. 예컨대 한국 대학생 모임은 현장답사 후 수청후이스 옆 골목에 위치한 현지 카페에서 식민지 유산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질녘 네덜란드 광장에서 바라보는 주황빛 노을은 과거 왕래했던 무역선의 삽화와 중첩되며 방문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매년 10월 개최되는 말라카 유산축제 기간에는 전통복장을 입은 배우들이 광장 일대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광장 주변 상점에는 식민지 시대 기념품이 다수 판매된다. 이처럼 네덜란드 광장은 단순한 관광명소를 넘어 말레이시아 근현대사의 중요한 궤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광장 인근 골목에서는 18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이 사용했던 가옥 터가 발굴돼 일반에 공개되었으며, 현장에서는 당시 사용하던 도자기 조각과 화약잔여물도 확인 가능하다. 학술단체가 진행한 2021년 발굴 보고서에서는 해당 유적이 말라카 항구 무역의 중심지였음을 입증하는 증거로 평가되었다. 또한 주변 거리에는 네덜란드식 식민지 관료주택이 남아 있어 붉은 외벽과 독특한 창호 디자인이 조화롭다. 최근 공사로 복원된 광장 주변 포장도로는 자갈과 벽돌을 혼용해 당대의 포장 방식을 재현했다. 한편 광장 입구 쪽에는 말라카 최초의 인쇄소 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관람객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현지 역사연구소인 말라카 헤리티지 협회는 매달 무료 가이드 투어를 운영해 대학생들도 부담 없이 유적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제로 20대 대학생 A씨는 “네덜란드 광장에서 동서양 교역의 역사적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처럼 네덜란드 광장은 말레이시아 다문화 유산의 교차점이자 살아 있는 역사 현장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영국 식민지 시대 건축물 소개
말레이시아 전역에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영국이 남긴 건축유산이 다수 보존돼 있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Sultan Abdul Samad Building)은 1897년 완공됐으며 인도-무굴 양식이 가미된 붉은 벽돌과 원형 돔이 특징이다. 이 건물은 과거 최고법원과 총독부청사로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문화행사장으로 활용된다. 페낭의 서퍽 하우스(Suffolk House)는 1818년 지어진 목조건축물로 영국인 상인들이 거주했던 전형적인 식민지 시대 주택 양식을 보여준다. 당시 페낭 해협을 통한 무역이 활발했던 사례로, 동인도 도자기와 중국 문호가 어우러진 장식이 돋보인다. 이와 더불어 코타키나발루에는 싱사탄 대로에 위치한 구 식민지 시장 건물이 남아 있어 당시 상인들이 오가며 거래하던 현장을 엿볼 수 있다. 영국이 도입한 철도망과 함께 세워진 철도역사들도 건축미를 자랑한다. 대표적으로 이포 역사는 빅토리아 시대의 벽돌 아치와 목조 천장 구조를 그대로 보존해 현지 주민들에게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전주자동차단체인 ‘말레이시아 자동차사랑회’가 실시한 2019년 탐방 프로그램에서는 이포역과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을 잇는 버스 투어를 진행, 방문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또한 쿠칭에는 영국 해군을 위해 지어진 요새 흔적이 남아 있어 해안가 경관과 함께 식민지 군사 전략을 엿볼 수 있다. 크라나무르의 구 경찰청 건물 역시 1920년대에 신식 붉은 벽돌로 재건돼 현재 지역 역사박물관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영국 식민지 시대 건축물은 말레이시아의 근대화를 상징하며, 대학생 사회조사 동아리도 현장 답사를 통해 설문조사와 기록 영상을 제작하는 등 학술적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건축학 전공 학생들이 실측을 시도해 구조적 특징을 분석하는 사례도 발견되어 실무 교육 현장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말라카 해안도로변에는 영국 해군 신호등과 격납고가 남아 있으며, 일부는 문화 카페나 갤러리로 변신해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무대로 활용된다. 특히 친환경 복원 프로젝트의 하나로 2022년 복원된 말라카 살람 요새는 친환경 자재와 전통 기법을 병용해 주민과 관광객의 호평을 받았다. 쿠알라룸푸르 주변의 두랑가 경마장도 1905년에 영국인이 설립한 건물로서 당시 여가 문화와 유럽 사교 모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실제로 경마장 복원 당시 참여한 역사문화연구원 팀은 당시 경매 기록과 사진을 참고해 건물 내부 장식과 마구간 구조를 재현했다. 페렌티안 섬에는 영국 수군이 설치한 등대가 남아 있어, 수백 년 전 배를 안내했던 원리와 장비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이처럼 영국 식민지 시대 건축물은 말레이시아 각 지역에서 다채로운 이야기와 사례를 제공하며, 현대 관광 콘텐츠로 재탄생하고 있다. 대학생 여행 블로그 운영자 B씨는 “해외 유명 건축물이 아니라도 우리 가까운 곳에 세계적 유산이 존재함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영국 시대의 건축물들은 현재 말레이 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역사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국립박물관에서 본 말레이 역사
쿠알라룸푸르 시내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Malaysia)은 1963년 개관 이후 말레이 반도 전역의 역사와 문화를 포괄적으로 전시해온 대표적인 박물관이다. 박물관 외관은 전통 말레이 장옥양식 건축물 형태를 모티브로 해 지붕의 경사가 완만하며, 전체적으로 목재와 벽돌이 조화롭게 사용됐다. 1층 전시관에서는 선사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토기 유물, 철제 도구, 초기 농경 문화 유적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말레이 반도의 기원과 발달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8000여 년 전으로 추정되는 동굴 유적의 발굴품이 전시된 공간에서는 벽화와 의례용 도기 등이 사례로 제시돼 학술적 관심을 끌었다. 2층에서는 말레이 왕국 시대를 대표하는 말락(Melaka)와 파항(Pahang), 페락(Perak) 등 다양한 술탄국의 왕실 문장, 왕관, 의식용 옷감이 전시된다. 15세기 무역왕국 말락의 해양 실크로드 활동을 다룬 영상관에서는 인터랙티브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요 무역 항로를 선택하고 당시 거래 품목을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영국 식민 통치 시기의 사회상과 독립운동 관련 자료실에서는 신문 기사, 포스터, 사진 아카이브를 통해 20세기 초부터 말레이시아 독립에 이르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실제로 2019년 대학생 역사 동아리의 단체 관람 사례에서는 독립선언문 원본 앞에서 기록 유지를 위한 디지털 촬영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3층에는 현대 미술과 민속 예술품이 전시되어 현대 사회와 전통 문화가 어떻게 접합되는지 보여주며 워크숍 공간에서는 전통 공예 체험 행사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예컨대 2024년 3월 열린 전통 바틱 염색 시연회에는 현지 장인이 직접 참여해 대학생들이 직접 천에 무늬를 찍어보는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이처럼 국립박물관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한 필수 방문지로 추천된다. 박물관 옆 야외 광장에는 말레이시아의 상징적 동물과 식물을 주제로 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사진 촬영을 원하는 젊은 층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호랑이 조각상 앞에서는 말레이 연방이 출범한 1963년 당시 국기와 문장을 재현한 포토존이 있어 SNS용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국립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와 경험 프로그램을 통해 20대 대학생의 학습과 취미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