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금성 코스: 케이블카 이용 후 정상까지 산행
설악산의 대표적 명소 중 하나인 권금성은 케이블카를 타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으로 20대 대학생들에게도 부담 없이 권장되는 코스다. 먼저 속초시 내에 위치한 케이블카 탑승장은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대학생활 중 잠시 자연을 만끽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적당한 혼잡이 오히려 설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케이블카는 해발 약 600m 지점까지 운행하며, 탑승 시간은 왕복 기준 약 10분 남짓 소요된다. 정상 탑승장에서 내린 뒤에는 가벼운 준비 운동 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탑승장에서 권금성 정상 부근까지는 대략 1km 남짓인데, 경사는 급하지 않으나 돌계단과 바위 구간이 다소 많아 평소 운동이 부족했던 이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운동화는 등산 전용 제품이 아니라면 접지력이 뛰어난 트레킹화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산길을 따라 약 30분가량 오르면 ‘권금성 성곽’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고려 시대부터 조선 초기까지 축조되었던 석축이 일부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를 품고 있다. 성곽 주위를 돌며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을 통해 과거 풍경과 방어 체계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는데, 평소 역사 수업에서만 접하던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권금성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사방으로 탁 트인 설악산 깊은 골짜기와 동해 바다가 어우러진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다. 이 풍경은 수많은 사진 포인트를 제공해 대학생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소개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권금성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해돋이다. 케이블카가 새벽 시간에도 운영되므로, 늦은 밤부터 장비를 점검하고 잠을 청해 새벽 4시경부터 탑승을 준비하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해돋이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나, 보통 4월부터 9월까지는 새벽 5시반 전후, 10월부터 3월까지는 새벽 6시 전후가 되므로 방문 전 정확한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찬 바람이 불기 쉬운 고지대이므로 바람막이 점퍼와 따뜻한 모자, 장갑 등을 준비해야 하며, 카메라 배터리 방전에 대비해 여분 배터리도 필수다. 해가 떠오르며 붉게 물드는 동해 바다와 설악산 암봉의 실루엣은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며, 이 순간을 함께했던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면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이다.
하산 길은 동일 루트를 거슬러 내려올 수도 있지만, 보다 풍부한 자연 경관을 경험하고 싶다면 권금성에서 대청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로 이어지는 단거리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구간은 해발 약 900m 지점의 능선길로, 사계절 변화하는 설악의 모습—봄의 진달래와 산벚꽃, 여름의 짙은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어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하지만 비교적 좁은 바위길이 많아 체력과 경험이 부족한 등산객은 충분한 사전 준비와 함께 등산 스틱을 활용하여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대청봉 종주 코스: 공룡능선 포함 종주 일정
설악산의 ‘지붕’이라 불리는 대청봉(1,708m)은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펼쳐진 암봉과 구름바다가 장관을 이룬다. 이를 완주하는 종주 코스는 대개 1박 2일 일정으로 짜이며, 가장 인기 있는 루트는 속초 시내 여객터미널 근처의 오색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대청봉에 올라 소청 대피소에서 1박, 다음 날 공룡능선을 거쳐 설악동 계곡을 통해 하산하는 방식이다. 이 일정은 약 22km에 달하는 긴 여정이지만, 20대 대학생들이라면 친구들과 함께라면 충분한 도전 의식을 느끼며 정복욕을 자극할 수 있는 코스다.
첫째 날, 이른 아침 오색 탐방지원센터에서부터 출발해 화채능선 휴게소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대략 6km 정도 거리이며, 경사가 급한 데다 바위 길이 많아 체력 소모가 크다. 그러나 이 구간이 지나면 구절양장 같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지점이 사라지고, 울창한 숲길이 대청봉까지 이어진다. 중간에 천불동 계곡이 펼쳐지는 갈림길표지판이 나오는데, 이곳에서부터는 대청봉 정상까지 약 4km 정도가 남아 있음을 알려준다. 유서 깊은 ‘천불동’이라는 이름은 수많은 작은 바위마다 부처님 형상이 서려 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으며, 등산객들은 이 구간을 지날 때마다 숨겨진 절경을 찾아 인증샷을 남기기도 한다.
천불동 계곡을 벗어나면 해발 1,600m 이상 고지대 특유의 바위 지대가 나타나며, 여기서부터 체감 고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얕은 숨이 깊어지고, 바닷바람과 구름 사이를 누비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눈앞에 펼쳐진 협곡의 풍광이 사기를 북돋운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설치된 암석 안내판과 철제로 된 안전 난간을 따라 거친 바위산을 타는 구간이 이어지며, 특히 해발 1,650m지점에 위치한 ‘K바위’는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꼭 소원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전해져 등산객들의 기념 포토존이 되기도 한다. 드디어 해발 1,708m의 대청봉 정상에 오르면 동·서·남·북 사방으로 파노라마가 펼쳐지며, 설악의 최고봉을 밟았다는 성취감이 온몸을 휩쓴다. 정상을 충분히 즐긴 뒤에는 소청 대피소로 하산해 1박할 수 있는데, 이 대피소는 침낭을 대여하거나 소지한 텐트를 설치할 수 있어 장비를 갖춘 대학생에게는 가성비 높은 선택이다.
이튿날 아침, 공룡능선을 도전하기 위해 새벽 잠을 깨는 기상 벨소리에 맞춰 출발한다. 공룡능선은 마치 공룡의 등뼈처럼 울퉁불퉁하고 날카로운 바위가 이어진 구간으로, 전체 길이가 약 4km에 달한다. 최고 난이도로 꼽히는 공룡능선은 각 구간마다 고소 공포증을 자극하는 절벽 암벽 구간이 많아, 20대 대학생이라 해도 가족 단위 또는 경험이 풍부한 등산 선배와 동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룡능선을 거치며 내려다보는 천불동 계곡과 저 멀리 동해가 반짝이는 풍경은 등반 중 고된 숨을 잊게 해 줄 만큼 압도적이다. 각 봉우리마다 조성된 짧은 암릉 구간을 오르내릴 때마다 발 아래 아찔한 절벽이 펼쳐지지만, 안전 시설을 잘 갖춘 구간이 많아 난이도에 비해 위험 요소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물론 미끄럼 주의, 스틱 사용 금지 구간(바위에 불구멍이 생겨 스틱이 빠질 우려가 있으므로) 등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하며, 헤드랜턴과 여분 배터리를 준비해 혹시 모를 일정 지연에 대비해야 한다.
공룡능선을 벗어나면 설악동 계곡 상류인 구곡담 계곡을 지나며 차가운 계곡물이 발끝을 시원하게 자극해 준다. 계곡 옆 나무다리를 건너고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설악동 버스터미널이 가까워지며, 이곳에서 속초 시내나 서울 방면 버스를 탈 수 있다. 설악산 종주 일정은 대개 오전 7시쯤 출발해 다음 날 오후 4시 전후로 마무리되는데, 20대 대학생들의 체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도전 과제다. 마침내 버스에 올라 앉아 창밖으로 설악의 비경을 뒤로하면 온몸이 뿌듯하면서도 다음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교차한다.
속초·양양 인근 맛집과 온천 휴식
설악산 트레킹을 마치고 나면 속초와 양양 일대에서 맛볼 수 있는 다채로운 먹거리와 온천탕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속초 중심가에 자리한 ‘속초 중앙시장’은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을 어떻게 조리하든 신선함이 기본인 곳이다. 특히 활어회 코너에서 주문한 회를 바로 옆 횟집에서 초장에 찍어 먹으면 설악산의 피로가 단숨에 해소되는 기분이다. 게다가 겨울철이 아니라면 속초 명물인 오징어 순대도 꼭 맛봐야 한다. 오징어에 야채와 달콤한 떡을 채워 넣은 오징어 순대는 한 입 물면 오징어 특유의 탄력과 곁들어진 소스의 감칠맛이 조화를 이루어, 청춘의 에너지를 한껏 충전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시장 안팎으로 분포한 닭강정, 어묵, 붕어빵 같은 길거리 음식은 가볍게 배를 채우며 속초 특유의 쫀득한 반죽 맛과 소스를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양양 쪽으로 눈을 돌리면, 해안 도로를 따라 펼쳐진 해변 마을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양양 전통시장 근처에는 ‘양양 손칼국수’와 같은 오래된 국숫집이 자리해 있는데, 진한 멸치육수에 쫄깃한 면발을 호로록 들이켜면 등산 후 허기진 속을 든든하게 채워 준다. 더불어 강원도 특유의 옥수수 막걸리나 감자전 한 접시를 곁들이면 시원한 바다 풍경 속에서 색다른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양양 해변 인근 카페 골목에는 예쁜 인테리어와 함께 특유의 감성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된 포토존이 많아, 산행 후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컷을 남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온천 휴식을 위해서는 양양에서 차로 15분 정도 더 달려 가야 하는 ‘오색 온천’이 대표적이다. 이 온천은 지하 500m에서 용출되는 천연 알칼리성 온천수로, 피로 회복과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등산으로 뭉친 근육을 온천수에 담그고 나면 온몸이 나른해지면서도 개운함이 느껴지는데, 특히 오후 시간대 일몰이 다가올 무렵에는 온천 창가 너머로 붉게 물드는 설악산 자락이 비치면서 환상적인 풍광을 선사한다. 온천 시설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깨끗하게 관리되며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므로 다양한 언어로 된 안내문과 온천 사용 매너가 잘 갖춰져 있다. 또한 탈의실 및 휴게 공간에는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비치되어 있어, 온천욕 후 스무디나 음료수를 마시며 재충전할 수 있다.
더불어 속초 시내로 돌아오면 한적한 바닷가를 따라 조성된 영금정 광장 쪽에 자리한 ‘영금정 횟집 거리’가 기다린다. 해안 절벽 위에 자리한 횟집 가게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통유리 창을 갖추고 있어, 설악산에서 보던 웅장한 산세와는 또 다른 차원의 경관을 제공한다. 해질녘 바다가 붉게 물들 때 맞춰 주문한 모듬회 한 접시를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면, 겨우내 학업과 아르바이트 등으로 지친 마음이 사라지고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양양 인근의 또 다른 온천인 ‘양양 스파’는 대형 실내 온천탕과 노천탕을 갖춰 가족 단위나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 좋으며, 주변에 펜션과 게스트하우스가 밀집해 있어 숙박과 온천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조용히 독서나 토크 시간을 가지거나, 새벽 해돋이를 보기 위해 해변으로 나가도 좋다. 특히 여름철에는 양양 광진 해수욕장이나 낙산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설악산 트레킹 후 이어지는 속초·양양 일대의 맛집 순례와 온천 휴식은 대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 추억과 힐링을 제공할 것이다.